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가장 많이 쓰는 제스처는 엄지와 검지를 동그랗게 모으는 겁니다. 꼬집는 모양이라고 해서 미국 언론은 ‘pinch gesture’라고 부릅니다. 이 제스처는 엄지와 나머지 손가락을 90도로 편 ‘L gesture’와 함께 씁니다.
많은 심리학자들이 트럼프의 제스처를 분석했습니다. 어떤 말을 할 때 이런 제스처가 나오는지 공통점을 찾으려고 했죠. 하지만 특별한 의미를 확인하지는 못했습니다. 다만 정교하고 엄밀하게 어떤 사안을 설명하고 강조할 때, 그리고 감정을 참고 자제할 때 꼬집는 모양과 L자 모양이 나온답니다.
이렇게 손바닥을 펴서 앞으로 내미는 제스처도 많이 씁니다. 연설할 때 두 손을 나란히 펴서 앞으로 미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심리학자들은 이런 제스처는 자신감의 표현이라고 설명합니다. 확신을 주고 싶을 때, 강하게 이야기 할 때 나오는 행동이라는 것이죠. 손바닥을 벌려 앞으로 미는 행동은 상대방에게 몸이 실제보다 크게 느끼도록 합니다. 위압적입니다.
미국 보디랭기지 전문가 패티 우드는 백악관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만난 트럼프는 어딘가 의기소침한 모습이었다고 분석했습니다. 손 끝을 맞댄 두손을 연신 불안하게 움직였다는 겁니다.
평소 쓰던 특유의 제스처도 여러차례 나왔지만 이런 모습은 처음 봅니다. 우드는 “모르던 사실을 알게 돼 자신감이 없어진 것처럼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고승욱 기자 swk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