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국무총리에게 ‘안하무인’이라고 일갈한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네티즌들의 폭발적인 호응을 얻고 있다.
이 의원은 11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긴급현안질의에 마지막 순서로 나와 황 총리를 몰아붙였다. 황 총리는 의원들의 질문에 대해 줄곧 ‘사실과 다르다’며 각을 세웠다.
이 의원은 황 총리가 질문과 관계없는 답변을 하려하자 가로막으며 “질문에 답하라”고 요구했다. 황 총리는 사실 관계를 바로 잡아야 한다며 이 의원이 모두 발언에서 언급한 통합진보당 해산을 언급하려 했다.
이 의원은 황 총리의 답변 태도를 지적했다. 그는 “대정부질문에 대한 (황 총리의) 답변을 여러번 봤는데 답변 태도가 온당치 않다”며 “제가 법조인으로서의 경력이 부족하지만 이 자리에 관료를 상대로 갑질하러 온 것이 아니다. 국회의원 이재정은 국민이고 (총리가) 저를 노려보거나 고압적인 태도로 답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그는 “총리는 검사가 아니다. ‘증거를 대라’는 식으로 답해서는 안 된다“라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이 의원은 황 총리와 마주보며 기 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이 의원은 황 총리에게 의원실에 배포된 달력에 들어간 오방무늬와 어린이날 대통령이 언급한 우주의 기운에 대해 물었다. 그는 이 과정에서 “최순실이 믿는 종교가 관료사회를 지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최순실의 존재를 몰랐다는 황 총리를 강하게 질책했다. 황 총리는 “최근 시중에 떠도는 ‘찌라시(사설 정보지)’를 보고 최씨의 존재를 알게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통령께서 전혀 사실 아니라고 했다. 저도 제가 그동안 경험한 바로는 그럴 분이 아니다”라며 대통령의 샤머니즘과 연관성을 부인했다.
네티즌들은 황 총리의 고압적인 태도를 지적한 이 의원에게 박수를 보냈다. ‘사이다’ ‘걸크러쉬’라는 반응이 쏟아졌다. 이 의원이 황 총리와 설전을 벌이느라 질의를 다 마치지 못해 아쉽다는 의견도 이어졌다. 이 의원의 활약상을 요약한 내용과 사진은 SNS를 타고 빠르게 확산됐다.
정지용 기자 jyje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