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첫 회동을 가진 가운데 아내 멜라니아 트럼프와 미셸 오바마도 비공개 만남을 가졌다고 NBC뉴스가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오는 1월 20일 대통령 취임식이 열리면 멜라니아는 미셸로부터 ‘퍼스트레이디’ 바통을 넘겨받게 된다.
NBC에 따르면 두 사람은 영부인 사무실이 있는 이스트윙(East Wing)에서 만나 90여분 간 대화를 나눴다. 이후 트루먼 발코니 등 백악관 내부를 함께 거닐었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미셸은 멜라니아가 자기 집에 온 것처럼 편안하게 느끼도록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미셸은 하버드대 출신 변호사로 활약했고 멜라니아는 슬로베니아에서 태어나 미국에서 모델로 일했다. 접점이 없어 보이는 두 사람은 이날 백악관 생활, 영부인으로서의 삶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어린 자녀와 함께 백악관 생활을 했거나 할 예정이기도 하다. 두 사람의 대화 중엔 자녀 양육 문제도 자주 오갔다고 한다. 트럼프의 막내아들 배런은 올해 10살이고 오바마 대통령도 딸 말리아와 사샤가 각각 10세와 7세일 때 백악관에 들어왔다.
두 사람 사이엔 연설문 때문에 얽힌 악연이 있다. 지난 7월 멜라니아의 공화당 전당대회(RNC) 연설이 미셸의 2008년 민주당 전당대회 연설문 몇 대목을 표절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었다. 이후 멜라니아는 트럼프의 선거 유세에 관여하지 않고 뉴욕 맨해튼에 머물면서 아들을 돌보는 데 주력했다. 반면 미셸은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 후보를 적극 지지하면서 미국 전역에서 감동적인 연설을 펼쳐 크게 주목받았다.
지난 7월 여론조사기관 갤럽에 따르면 멜라니아의 지지율은 28%로 비호감도(32%)보다도 떨어지는 수준이다. 1980년대 이후 차기 영부인이 받은 호감도 가운데 가장 낮았다. 반면 미셸은 79%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으며 차기 대선 후보로도 언급되고 있다.
김미나 기자 min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