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더스, 차기 대선출마 배제 안해… 민주당에 “노동자 찾아가라” 쓴소리

입력 2016-11-11 16:11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

미국 민주당 대선 경선 때 ‘진보 돌풍’을 일으켰던 버니 샌더스(75) 상원의원이 2020년 대선 출마 가능성을 내비쳤다. 선거에서 패배한 민주당에겐 “워싱턴DC를 벗어나 노동자를 만나라”고 충고했다.

 샌더스 의원은 10일(현지시간)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한번에 하나씩 해결해야겠지만 어떤 것도 배제하지 않겠다”면서 2018년 상원의원 재선과 2020년 대선까지 염두에 둔 듯한 발언을 했다. 만약 4년 뒤 샌더스 의원이 대선에 출마해 당선된다면 그는 80세에 대통령 직을 시작하게 된다.

 샌더스 의원은 무소속으로 30년 넘게 상·하원을 오가며 연임하다 올해 대선을 앞두고 민주당 후보로 출사표를 던졌다. ‘정치 아웃사이더’ 열풍을 일으키며 젊은층의 열렬한 지지를 받았고 민주당 내 기득권 세력을 긴장케 했다. 힐러리 클린턴 후보에게 밀려 대선 본선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민주당 정강에 진보 정책을 반영시키는 데 성공했다. ‘민주적 사회주의’에 기반한 월가의 개혁과 전국민 건강보험 도입 등이 대표적이다. 그는 클린턴의 승리를 위해 지난 한 주간 12개 주를 돌며 18번의 연설을 했고 2만여명의 유권자를 만났다. 그러나 대선은 물론 상·하원 선거에서 모두 공화당이 승리했다.

 샌더스 의원은 USA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경선에 참여했던 민주당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민주당은 뉴욕이나 캘리포니아가 아니라 미국 50개 주 전체 노동자를 대변하는 당이라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며 “클린턴이 기대만큼 열정과 흥분을 보여주지 못했고 민주당을 찍었어야 할 많은 백인 노동자들이 도널드 트럼프를 택했다”고 지적했다. 이번 선거에선 승부처로 지목됐던 중서부 러스트 벨트(쇠락한 공업지대)의 백인 유권자 표심을 잡지 못한 것이 클린턴과 민주당의 주요 패배 요인으로 꼽힌다.

 샌더스 의원은 이날 트위터에 “국민의 분노를 이용해 무슬림, 히스패닉, 흑인, 여성 등에게 등을 돌리면 우리는 악몽을 선사할 것”이라고 트럼프에게 경고글도 남겼다. 전날엔 성명을 내고 트럼프가 노동자 생활 개선을 위한 정책을 추진한다면 기꺼이 협력하겠다고 했다.











김미나 기자 min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