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과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가 주고받은 문자가 공개돼 논란이 되고 있다. 이정현 대표가 박지원 위원장에게 ‘충성충성충성’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11일 ‘최순실 게이트’ 진상규명을 위한 긴급현안질문이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박지원 위원장이 이정현 대표와 주고받은 문자가 언론 카메라에 포착됐다.
당내에서 사퇴 압박을 받고 있는 이정현 대표는 박지원 대표에게 ‘죽을 때까지 존경하게 해달라’ ‘충성충성충성’ ‘죄송합니다’라고 읍소하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박지원 대표는 ‘그러니까 잘해’. ‘나 말고 대통령에게 충성하라’고 응수했다.
문자는 현 시국과 관련, 박지원 위원장이 이정현 대표를 ‘박 대통령의 비서’라고 공격하자 이정현 대표가 읍소성 항의하는 내용으로 보인다.
두 사람이 주고받은 문자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이정현 "장관님 정현입니다. 제가 존경하는 것 아시죠. 부족한 제가 자꾸 인내의 한계를 넘으려고 해요 장관님. 백 번 이해하려고 해도 이렇게 반복해서 비서 운운하시니까 정말 속이 상합니다. 아무리 아래지만 공당의 장수인데 견디기가 힘들어집니다. 어르신이 잖아요. 장관님 정현이가 죽을 때까지 존경하고 사랑하게 해 주십시오"
박지원 “그러니까 잘 해. 이해하고 알았어요.”
이정현 “충성충성충성 장관님 사랑합니다. 충성”
박지원 “나에게 충성말고 대통령 잘모셔. 왜 하필 어제 우릴 그렇게 심하게 조지시면 아침 조가노고 우리 의원들 좋겠어요(?) 확 분위기 돌았어요.”
이정현 “이해합니다. 장관님 죄송합니다.”
두 사람이 이 같은 내용의 문자를 주고받은 사실이 알려지자 이준석 전 새누리당 비대위원은 SNS를 통해 강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그는 “사태수습을 위해 사퇴하지 않고 있다는 현 지도부의 사태수습 방식이 이런 읍소나 야합이라면 없던 기대치가 더 사라진다. 진박 지도부는 즉각 사퇴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네티즌들도 갑론을박을 벌였다. “공당의 대표들이 주고받기에는 적절치 못한 내용이다”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지만 “그나마 소통한다는 점에서는 다행”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박 위원장은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와 주고받은 문자가 언론에 포착돼 논란이 일자 해명하고 사과했다.
박 위원장은 SNS를 통해 “사진에 찍힌 문자는 지난 9월 이 대표와 주고받은 문자”라며 “제가 이 대표를 비난하자 (문자를) 저에게 보내왔고 제가 답신한 내용으로 그 일자는 2016년 9월 23일 정오 12시14분에 발신한 내용”이라고 밝혔다.
박 위원장이 SNS에서 언급한 지난 9월 23일은 김재수 장관 해임안 국회 상정을 싸고 여야가 대립하던 시기다.
언론사 카메라에 잡힌 박지원 위원장의 문자에 이정현 대표의 전화번호가 노출돼 화제가 됐다. 네티즌들은 이정현 대표의 휴대전화번호로 문자를 보내거나 통화를 시도하기도 했다.
정지용 기자 jyje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