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희대 시국선언문 떼어 간 사람 잡고 보니… “폐지줍는 노부부”

입력 2016-11-11 09:32 수정 2016-11-11 09:37
경희대학교 총학생회 페이스북

경희대학교에 붙은 시국선언 대자보를 떼어 간 사람은 글을 읽을 줄 모르는 70대 노부부로 드러났다.

서울 동대문경찰서는 10일 경희대 대자보에 붙어 있던 시국선언문 등을 떼어간 이모(79·여)씨 부부를 재물손괴 혐의로 조사했다고 밝혔다.

이씨 부부는 지난 6일 오전 4시30분쯤 경희대 서울캠퍼스 중앙대자보판에 붙어 있던 시국선언문, 총학생회 선거 관련 대자보 등을 떼어 가져간 혐의를 받고 있다.

이씨 부부는 평소 경희대에서 폐지를 주워왔던 것으로 조사됐다. 문맹인 이씨 부부는 “바람이 불어 떨어져 있어서 떼어도 되는 것인 줄 알았다”는 취지로 진술했고, 고의성이 없어 혐의 적용 가능성은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희대 총학생회는 지난 7일 중앙대자보판에 붙은 시국선언문 등 게시물이 모두 사라진 것을 보고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이 사실이 경희대 총학 페이스북을 통해 알려지자 네티즌들은 누군가 악의적으로 대자보를 떼어냈다고 추측하며 비난했다.

경희대 총학은 훼손된 시국선언 대자보판을 입간판 형태로 다시 세울 계획이다.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