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영관 전 장관, “트럼프 당선, 건전한 사회통합 추구하지 못한 결과”

입력 2016-11-10 18:52

도널드 트럼프가 제45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그 배경과 세계 금융·외교 등에 미칠 영향에 대한 관심도 늘고 있다. 서울 소망교회(김지철 목사) 장로인 윤영관 전 외교통상부 장관(사진)은 9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트럼프의 당선은 1980년대 이후 신자유주의의 흐름 속에서 자유방임 현상이 강화되고, 이로 인한 부의 불평등을 방관한 채 건전한 사회 통합을 추구하지 못한 데 따른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트럼프의 당선이 경제적으로는 브렉시트(영국의 유럽 연합 탈퇴)와 일맥상통한다고 본다”며 “미국 내 ‘빈부 격차의 심화’ ‘중산층의 약화’와 함께 안정적인 직장을 잃은 백인 노동자들을 중심으로 정치적 반발이 표출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힐러리 클린턴 후보와 경합을 벌이는 과정에서 대두됐던 ‘트럼프의 당선=불확실성 초래’라는 인식도 현실화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윤 전 장관은 “트럼프는 그 동안 기본적으로 고립주의 정책을 내세웠다”며 “이는 지속돼 왔던 전통적 외교 정책에 대한 도전이며 경제적으로는 강한 보호주의 성향으로 인해 세계 금융시장이 흔들릴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그는 실질적으로 환태평양 경제동반자 협정(TPP·Trans-Pacific Partnership) 자유무역협정(FTA·Free Trade Agreement)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North American Free Trade Agreement) 등이 약화되고, 관세 인상을 놓고 관계국과 갈등을 빚으면서 무역환경이 악화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윤 전 장관은 트럼프의 당선을 바라보는 기독교인들의 시각과 한국교회의 대응에 대한 조언도 남겼다. 그는 “그동안 자본주의와 시장경제를 보다 인간적으로 바라보려는 노력이 부재했다”면서 “이 같은 현상은 ‘인간 존중’ ‘사랑’ 등 기독교정신의 관점에서 봤을 때도 반성해야 할 점이 많다”고 지적했다. 또 “어려움에 처한 이웃들을 품어 안지 못하는 상황이 지속되면 그것이 사회 속에서 분노로 표출되고, 더욱 풀기 어려운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던져준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시대의 한국교회를 향해서는 “힘들고 고통 받는 사람들에 대한 배려, 이를 위한 경제·사회적 정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더 강하게 내고 사회적 약자를 품어 안는 데 앞장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기영 기자 ky710@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