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된 트럼프와 대우건설, 어떤 인연이?

입력 2016-11-10 16:09
미국 뉴욕 맨해튼 트럼프월드타워. 대우건설 제공

45대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가 당선되면서 트럼프 월드타워를 시공한 대우건설과의 인연이 주목받고 있다.

10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과 트럼프가 인연을 맺게 된 건 1997년부터다. 대우건설의 전신이었던 (주)대우 건설부문은 부동산 개발회사인 트럼프 사와 함께 당시 세계 최고층 주거용 건물이었던 ‘맨해튼 트럼프 월드타워’ 건설 사업자로 나섰다. 2001년 10월 완공한 이 빌딩은 지하2층, 지상70층에 376가구 규모의 아파트다. 트럼프가 땅을 제공했고 대우는 시공사로 참여했다.

트럼프는 1998년 6월 대우그룹 초청으로 한국을 비공식 방문했다. 이후 대우건설이 트럼프사와 협약을 맺고 1999년 5월 서울 여의도에 주상복합 아파트인 ‘대우트럼프월드 1차’를 선보이자 분양에 맞춰 견본주택도 방문했다. 트럼프월드 1차는 초고층 주상복합을 철골구조로 짓던 관행을 벗고 철근콘크리트 구조를 도입해 주거안정성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트럼프월드 1차 분양이 성공을 거두자 대우건설은 2000년 여의도에서 2차 분양을, 2001년에는 용산에서 3차 분양을 실시했다. 2003년에는 부산에서도 트럼프월드 시리즈를 선보였다. 이후 대구 등을 포함해 전국 7개 단지로 늘어났다. 대우건설은 여의도 트럼프월드 1차 사업과 관련해 트럼프 측에 84만달러를 지급하는 등 총 7개 사업장에서 총 600만∼700만달러의 브랜드 사용료를 지불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서는 1990년대 후반 김우중 대우그룹 회장의 의지가 각별한 인연을 만들었다고 분석한다. 대우 뉴욕지사장의 소개로 김 회장은 트럼프와 대화하는 시간을 가졌고, ‘세계경영’을 모토로 내세운 김 회장과 뜻이 맞아 브랜드 사용 등에 합의했다는 것이다. 다만 대우건설 관계자는 “트럼프월드는 2007년 이후 지어지지 않았다”며 “이후 트럼프라는 브랜드 대신 ‘월드마크’를 사용해 왔기 때문에 추가로 트럼프 브랜드를 쓸 것인지에 대해서는 논의를 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