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침 총회, “불의한 권력에 서지 않고 예언자적 목소리 내자”

입력 2016-11-10 13:31
유관재 기독교한국침례회 총회장(가운데)과 총회 임원들이 10일 경기도 고양 성광침례교회에서 시국 기도문을 낭독한 뒤 국가와 민족을 위해 무릎을 꿇고 기도하고 있다. 고양=강민석 선임기자

기독교한국침례회(총회장 유관재 목사) 총회 임원회는 10일 경기도 고양 덕양구 화신로 성광침례교회(유관재 목사)에서 시국 기도문을 발표했다. 유관재 총회장은 기도문에서 “사회적 부패와 부조리, 부실의 현장에 항상 기독교인들이라 자처하는 우리가 있었음을 회개한다”고 밝혔다.

 이어 “‘침례교회가 불의한 권력에 서지 않고 예언자적 목소리를 낼 것’ ‘대통령과 위정자들이 기득권을 포기하고 하나님의 공의와 정의를 실천하는 지도자가 될 것’ ‘고통당하고 소외당하는 이웃의 아픔에 동참하고 돌보게 할 것’ 등에 대한 결단의 기도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임원회 일동은 기도문 발표 후 강단에 무릎을 꿇은 채 한국교회와 성도들이 국론분열을 막고 국가와 민족을 위해 헌신할 것을 호소하며 기도했다. 유 총회장은 “교단 내적으로는 국가와 민족을 위한 기도운동을 펼치고, 11일 오전 타 교단장들과의 모임에선 시국에 대한 공동의 선언을 할 수 있도록 제안할 것”이라고 향후계획을 밝혔다. 또 “최순실 사태를 타산지석으로 삼아 기침 총회가 누군가에 의해 움직이는 조직이나 집단이 아니라, 하나님의 뜻 가운데 세워진 대의원들에 의해 사역이 이뤄지는 기관이 될 수 있도록 더욱 소통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시국 기도문 전문.

기독교한국침례회 총회 시국 기도문
-박근혜 대통령 비선실세 최순실 사태와 관련-

 역사의 주관자이신 살아계신 하나님! 지금 우리는, 총체적으로 마음이 무너지며, 낙담되는 현실을 맞았습니다.

 하나님! 저희들 마음이 참 아픕니다. 우리들이 믿었던 지도자들의 잘못된 모습을 보았습니다. 매일 새벽부터 늦은 밤까지 애써 농사했지만 추수할 꺼리도 없이 쭉정이만 거둬들인 농부처럼, 왜? 무엇을 위해 그리 애를 썼는지, 이들은 우리를 참 허탈하게 만들었습니다.

 “내가 네게 무엇을 하였기에 나를 이같이 세 번을 때리느뇨, 나는 네가 오늘까지 네 일생에 타는 나귀가 아니냐, 내가 언제든지 네게 이같이 하는 행습이 있더냐(민22:28)”고 제대로 보지 못하는 발람선지자에게 나귀가 외친 것처럼, 불통을 보며 우리의 가슴을 칩니다.

 큰 환난을 당하고 능욕을 받으며 성은 허물어져 불탔다는 말을 듣고 주저앉아 수일동안 슬피울던 느헤미야가 지금 우리의 모습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때에 느헤미야가 하늘의 하나님 앞에 금식하며 기도한 것처럼 지금 우리도 주님 앞에 나아갑니다.

 역사의 주관자이신 살아계신 하나님, 우리의 잘못을 용서하여 주옵소서. 부패의 현장, 부조리의 관계, 부실의 체계 속에 우리가 있었음을 회개합니다. 우리가 하나님께서 주신 권위를 잘못 사용하였습니다. 세상과 타협하며 하나님의 말씀을 정직하게 선포하지 못했음을 회개합니다.

 우리가 함께 현 시국의 험난한 자리에서 다음과 같은 결단의 기도를 드립니다.

 하나. 우리가 불의한 권력의 편에 서지 않게 하시고 예언자적 목소리와 제사장적 역할을 충실히 감당하고 조국과 민족을 위해 기도하게 하옵소서.

 하나. 대통령과 위정자들이 기득권을 포기하고 하나님의 공의와 정의를 실천하는 지도자가 되게 하옵소서.

 하나. 우리가 고통당하고 소외당하는 이웃들의 아픔에 동참하고 돌보게 하여 주시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2016년 11월 10일
 기독교한국침례회 총회 총회장 유관재 목사 및 제106차 총회 임원 일동
총무 조원희 목사
전도부장 정종학 목사
교육부장 김중근 목사
재무부장 차성회 목사
공보부장 편용범 목사
사회부장 지성윤 목사
군경부장 안명모 목사
해외선교부장 김한식 목사
청소년부장 임성도 목사
평신도부장 강석원 목사
농어촌부장 조용호 목사
여성부장 정영란 전여회 회장
감사 김영복 목사, 송명섭 목사

최기영 기자 ky710@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