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속 행사’ 참가, ‘전생 체험' 주장 등으로 논란을 빚은 데 이어 논문 표절 의혹까지 제기된 박승주(64) 국민안전처 장관 내정자가 일주일만에 자진사퇴했다.
박 내정자는 9일 오후 9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있는 서울 광화문의 이마빌딩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저는 오늘 국민안전처 장관 내정자의 지위를 내려놓겠다”고 밝혔다.
그는 “평소 안전에 대한 관심이 많았고 자원봉사 활동을 통해 시민사회와의 소통도 하고 있었기에 안전처의 정책발전에 기여하고자 했으나 이제 모든 것을 내려놓고 청소년 인성진흥, 바른 마음 옳은 사람이 되자는 의인운동 등 사회를 위한 유익한 활동들로 다시 돌아가겠다”고 말했다.
광화문 ‘무속 행사’ 참석 논란에 대해서는 “북한의 핵위협과 일본의 자연재해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불안해하기에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천제재현 퍼포먼스 문화행사에 참여했는데 결과적으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리게 됐다”면서 “종교행사나 무속행사라고 생각했으면 참여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박사학위 논문 표절에 대해서도 “회의를 통해 나온 여러 대안을 제 논문에 담는 과정에서 본의 아니게 연구원 박사의 논문내용과 겹치고 인용규칙을 제대로 준수하지 못한 점에 대해 대단히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내정자는 자신을 추천한 김병준 국무총리 내정자가 야권의 반대로 청문회 길이 막히면서 사실상 ‘낙마’ 위기에 처한 데다 본인에 대한 여러 의혹까지 제기되자 사퇴를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2008년 여성가족부 차관을 끝으로 공직을 떠난 정통 내무 관료 출신으로 장관 내정 1주일 만에 다시 ‘야인’으로 돌아갔다.
박 내정자는 지난 5월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무속 행사'에 주요 진행자로 참가하고 2013년에는 명상을 통해 47회나 전생을 봤고 전봉준 장준을 만나 일성록을 건네받았다고 주장하는 내용 등이 담긴 명상집을 펴낸 사실 등이 드러나 논란의 대상이 됐다.
또 2004년 동국대학교 행정학 박사학위 논문의 상당 부분이 정부 산하기관의 보고서와 유사해 논문 표절 논란에 휩싸였다.
라동철 선임기자 rdch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