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롯데 압색 전날 70억원 반납은 안종범 지시”

입력 2016-11-09 17:20

K스포츠재단이 롯데그룹에서 70억원을 받아냈다가 검찰의 롯데 압수수색 하루 전 되돌려준 것은 안종범(57·구속)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지시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안 전 수석이 ‘누군가’에게 롯데 수사 정보를 미리 듣고 조치한 것으로 보고 구체적 경위를 확인 중이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는 최순실(60·구속)씨가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K스포츠재단이 롯데로부터 받은 70억원을 지난 6월 9~13일 닷새 간 그대로 반환한 사실을 파악했다. 재단은 올 3월 경기도 하남시에 체육인재 육성을 위한 체육센터를 건립한다는 명분으로 롯데 측에 추가 후원을 요청했다. 정현식 당시 재단 사무총장, 최씨의 측근 고영태씨 등이 롯데 고위인사를 직접 만나 액수를 놓고 협상했다. 안 전 수석도 ‘수금’ 과정에 압력을 행사한 혐의로 구속된 상태다.

롯데는 지난 5월 6개 계열사를 동원해 마련한 70억원을 재단 계좌로 송금했다. 그런데 K스포츠재단 측은 6월 7일 “사업이 무산됐다”며 자금 반환 의사를 통보했고, 흔적을 남기기 위해 공문까지 보냈다. 70억원은 같은 달 9일부터 기금을 출연한 계열사 계좌로 나뉘어 입금됐다. 서울중앙지검은 돈이 반환된 첫날인 9일 법원에 롯데그룹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했다. 이어 10일 그룹 정책본부 등 17곳을 대대적으로 압수수색했고, 14일 2차 압수수색을 벌였다.

특별수사본부는 재단 관계자 조사에서 “안 전 수석이 연락해 돈을 돌려주라고 했다”는 진술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안 전 수석이 K스포츠재단 출연금 모금과 반환에 모두 개입한 셈이다. 검찰은 안 전 수석이 사정기관을 총괄하는 민정수석실로부터 롯데 수사 정보를 사전에 입수, 대응에 나섰을 개연성이 높다고 보고 수사하고 있다.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