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다자녀도 부익부빈익빈 현상?

입력 2016-11-09 14:16 수정 2016-11-10 23:36

경기도에서는 한 해 11~12만 명의 신생아가 태어나며, 신생아 10명 중 셋째 이상(다자녀) 아이가 차지하는 비율은 10%라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특히 경제력과 학력이 높을수록 다자녀 출산이 높은 것으로 나타나 출산에 있어서도 ‘부익부빈익빈’ 현상이 통계 수치로 증명된 셈이다.

 이에 따라 저출산 극복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경제성장과 함께 부의 분배에 있어 형평성이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이 대두되고 있다.

 9일 경기도 인구정책TF팀이 2008년부터 2014년까지 도내 다자녀 출산과 출산비율을 분석해 발표한 ‘경기도 다자녀 출산가구 현황 및 분석보고서’에 따르면 신생아 10명 중 첫째 아이인 경우 50~51%, 둘째 아이인 경우 39~40%, 셋째 아이 이상인 경우는 9~10%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보고서를 통해 두드러지게 드러나는 특징은 아버지의 직업과 학력에 따른 출산 변화다.

 먼저 직업별로는 2008년 사무직, 전문가, 서비스 종사자 순으로 다자녀 가정이 많았지만 2014년에는 전문가, 사무직, 관리자(자영업자 포함) 순으로 바뀌었다.

 사무직은 2008년 3697명(34%)에서 2014년 2366명(21%)으로 13%나 감소했다. 반면 관리자는 518명(5%)에서 1611명(14%)로, 전문가는 1552명(14%)에서 2371명(21%)로 각각 증가했다.

 학력별로는 고졸인 경우는 2008년 5398명에서 2014년 3798명으로 1600명이나 줄어들었지만 대졸은 2008년 5566명에서 2014년 7101명으로 1535명이나 증가했다. 이런 현상은 여성에서도 같게 나타났다. 

 또 여성의 경제활동도 다자녀 출산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활동을 하지 않는 경우 다자녀 출산이 경제활동을 하는 경우에 비해 2008년 583배까지 높았지만 2014년 31배로 격차가 급격히 줄어들었다. 

 이는 경제력에서의 차이가 출산에 반영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밖에도 지역별로는 2014년 다자녀가 가장 많이 태어난 곳은 수원시(946명), 용인시(895명), 화성시(754명)순으로 도내 대표적인 부자 지자체다.

 김수연 도 인구정책TF팀장은 “셋째 이상 신생아의 비율을 높이는 것이 저출산 극복에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다”며 “사회문화적 상황이 비슷한 일본이 한국보다 출산율이 높은 두 가지 이유 중 하나가 다자녀 비율이 높기 때문이라는 연구결과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안동광 도 미래전략담당관은 “사회경제적 수준 격차에 따른 다자녀 출산 격차가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 만큼 다자녀 출산 동기와 다자녀 정책에 대한 실효성 등 정책개발을 위한 추가 연구를 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수원=강희청 기자 kangh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