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 53사단 장병, 야간등반에 조난당한 70대 구조

입력 2016-11-09 13:22

육군 장병들이 등반 중 길을 잃고 조난당한 70대 할아버지를 구조하기 위해 야간 수색작전을 펼쳐 귀중한 생명을 구한 사연이 뒤늦게 알려져 주위를 훈훈하게 하고 있다.
미담의 주인공은 육군 53사단 기동대대 조규삼 대위와 장병들이다.

육군 53사단은 지난 7일 오후 9시40분쯤 119구조대로부터 부산 해운대구 장산 일대에 조난객이 발생했다는 상황을 접수받고 사단 기동대대 장병 20여명을 현장에 긴급 투입했다.

당시 장산 등산로 일대에는 어둠이 짙게 깔리고 바람도 세차게 불어 조난객 박모(79)씨를 찾기에 어려움이 있었고, 고령의 박씨가 장시간 추위에 노출
되어 체온이 떨어지면 자칫 생명이 위험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2개조로 나누어 야간 수색작전에 투입된 장병들은 박씨가 구조대를 알아보고 신호를 줄 수 있도록 연두색 형광조끼를 착용하고, 등산로와 계곡 일대를 뛰어다니며 호각을 불고, 박씨의 이름을 외치면서 행방을 찾아 나섰다.

장병들이 수색작전을 시작한지 30여분 만에 장산 옥녀봉 부근 계곡에서 등산복 차림의 조난당한 박씨를 발견했고, 먼저 장병들은 건강상태를 확인했다. 장병들은 탈수 증세를 보이며 추위에 떨고 있는 박씨의 체온을 보존하기 위해 야전상의를 입혀주고, 물을 마시며 안정을 취하게 한 후 몸을 부축해가며 3시간여에 걸쳐 캄캄한 산길을 내려왔다.

한편 기동대대장을 비롯한 현장 지휘조는 등산로와 가장 가까운 거리에 앰블런스와 의무요원을 대기시켜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고, 마침내 8일 오전 2시쯤 부대 면회실에서 조난신고를 하고 박씨를 애타게 기다리던 가족의 품으로 돌려보낼 수 있었다.

박씨 가족들은 “치매가 있어 사고 당일 등산은 절대 안 된다고 극구 말렸었는데 장병들이 신속하게 출동해 구조해 줘서 너무 고맙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기동대대장 조규삼 대위는 “국민의 생명을 보호하는 군인으로서 당연한 일을 했을 뿐”이라며 “앞으로도 군 본연의 임무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부산=윤봉학 기자 bhy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