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계도 박 대통령에 거국중립내각 수용 건의

입력 2016-11-08 19:43
박근혜 대통령이 야권의 요구를 대폭 수용하면서 물러선 배경에는 새누리당 친박(친박근혜)계의 건의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친박계 중진의원들은 ‘최순실 게이트’로 박 대통령의 하야까지 거론되는 상황이 발생하자 대책 마련에 부심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병준 국무총리 내정자가 전격 지명됐던 지난 2일부터는 서울 모처에서 매일 만나 회의를 했다고 한다.

친박 중진 모임은 서청원 최경환 의원, 조원진 최고위원 등이 주도했고, 여기서 나온 의견을 이정현 대표가 박 대통령에게 수시로 전달했다. 친박 중진들은 이미 지난 주말 거국중립내각 구성과 김병준 내정자 지명 철회가 불가피하는 데 공감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친박 중진들은 당초 이 대표가 지난 7일 기자간담회나 최고위원회의 등을 통해 직접 발표해주기를 기대했다. 하지만 이 대표가 여러 정치 상황을 고려해 행동으로 옮기지 않자 질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 이 대표는 박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이 같은 요구를 수용할 것을 건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친박 중진의원은 8일 “우리도 폐족(廢族) 위기에 빠진 것을 잘 안다”면서도 “하지만 위기 상황에서 친박이 ‘아무 것도 안 하고 있다’는 말이 많은데, 그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윤해 기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