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나갑니다. 아이들 손잡고 갑니다. 광화문에서 뵙겠습니다.”
“얘들아, 나 촛불 들러 간다. 키보드만 붙잡고 있을 수 없다.”
“주말 집회 때 쓰려고 다이소에서 전등 촛불 샀습니다. 제가 든 촛불은 꺼지지 않겠죠?”
주말인 오는 12일 열리는 박근혜 정권 퇴진 촛불집회의 참여 열기가 벌써부터 심상치 않습니다. 인터넷 곳곳에서 ‘최순실 게이트’에 분노한 시민들의 집회 동참 선언이 잇따르고 있는데요.
청소년들이 많이 찾는 커뮤니티에서도, 어른들이 주로 모이는 커뮤니티에서도 주말에 촛불을 들겠다고 다짐하는 글이 많습니다. 이러다 정말 100만 명의 시민들이 모이는 것 아닐까요? 떨리네요. 9일 페북지기 초이스입니다.
네티즌들은 지난 2주간 주말 촛불집회에 나온 시민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었다는 점에 크게 고무돼 있습니다.
시민사회단체 1500여개로 구성된 ‘박근혜 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은 10월29일 광화문에서 열린 1차 촛불집회에는 2만여명이 참여했고, 11월5일 2차 집회에는 20만명이 참여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1주일만에 10배의 시민들이 나왔으니 12일 촛불집회에는 100만명이 모일 것이라는 기대감 또한 높아지는 상황인데요.
지난 1,2차 촛불집회에서 시민들이 보여준 평화적인 분위기 또한 인터넷 동참 열기를 북돋고 있습니다. 실제로 지난 5일 2차 촛불집회에 나온 시민들은 ‘경찰 통제를 잘 따르자’거나 ‘폭력적인 행동은 안 된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정권퇴진을 바라는 국민적 열망이 자칫 폭력으로 얼룩질까 걱정한 것입니다. 집회가 얼추 마무리되자 시민들은 자발적으로 거리를 청소하거나 경찰들에게 ‘고생한다’며 박수를 쳐주기도 했습니다.
이 같은 소식은 트위터와 페이스북에도 실시간으로 올라 네티즌들의 동참 열기를 자극하고 있습니다. 인터넷에는 “이건 축제야, 시위가 아니다. 역사적인 현장에 나도 함께 하고 싶다”는 댓글이 오르내렸습니다.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황제소환’은 촛불집회 열기에 부채질을 했습니다.
우병우 전 수석과 최순실이 과연 어떤 관계인지는 아직 명확히 밝혀진 것은 없습니다. 하지만 횡령과 직권남용 혐의로 검찰에 출석하면서 오만한 표정으로 기자를 쏘아보거나 팔짱을 끼고 여유로운 표정으로 검찰 조사를 받는 우병우 전 수석의 모습을 확인한 국민들의 분노는 극에 달하는 양상입니다.
서울대 교수 728명과 청소년의 시국선언도 나왔습니다. 여기에 고 백남기 농민이 물대포를 맞고 쓰러진 날이 2015년 11월 14일이라는 점도 거론되고 있습니다.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12일 촛불집회에 아이를 데리고 나가겠다는 가장은 물론 청소년과 여성들의 다짐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데요. 부산에서 광화문으로 올라가겠다는 네티즌도 있습니다.
분위기가 고조되니 100만 명이 주말 촛불집회에 나올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는 상황입니다.
한 네티즌은 “100만 명이면 그 어떤 권력도 그 어떤 독재자도 버텨내기 어려울 것”이라면서 “과거 민주화운동 이후 시민 열망이 이렇게 응축돼 표출된 적이 있었나? 가슴이 벅차다”라고 적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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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