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최순실 국정 농단 파문’ 수습을 위해 정세균 국회의장과 긴급 회동을 했다. 정 의장을 만나기 위해 국회를 전격 방문한 박 대통령은 야당 의원들의 대통령 퇴진 촉구 피켓 시위를 피할 수 없었다.
박 대통령은 한광옥 대통령 비서실장과 허원제 청와대 정무수석과 함께 8일 오전 국회에 도착했다.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의 안내를 받으며 국회의장 접견실로 향했다.
이때 국회 본청에는 야당 의원과 보좌진들이 ‘대통령 하야·퇴진’을 촉구하는 피켓 시위를 벌이고 있었다. 야당 의원들 중 일부는 고성을 지른 것으로 전해졌다.
경호원들이 온몸으로 피켓을 가리고 막아섰지만 박 대통령은 마주할 수 밖에 없었다.
피켓을 본 박 대통령은 애써 밝은 표정을 유지했다.
그러나 의장실로 향하는 엘리베이터에서는 표정이 다소 일그러졌다.
이날 정세균 국회의장과 만나 13분간 회담을 나눈 박 대통령은 김병준 국무총리 내정자 지명 배경을 설명한 뒤 야당이 이를 반대할 경우 국회에서 총리 후보자를 추천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동을 마치고 국회를 떠나는 모습도 썩 유쾌하지 않았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