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가 나왔다면…대선 최대 수혜자는 오바마

입력 2016-11-08 15:36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 9월 버지니아주 리치먼드에서 전용기를 타기 전 환송객들에게 인사를 하는 모습. 사진=AP뉴시스

역사상 가장 ‘비호감’이었던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 후보와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가 네거티브 전략을 이어가는 동안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레임덕(임기말 권력 누수현상)을 빗겨가며 대선의 최대 수혜자로 꼽히고 있다. 

 임기를 3개월여 남겨 둔 오바마의 지지율은 대선을 앞두고 더욱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정치전문지 폴리티코가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폴리티코에 따르면 전날 여론조사기관 갤럽이 발표한 오바마의 지지율은 56%로 2012년 10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워싱턴포스트(WP)도 이날 “두 번째 임기 말임을 감안할 때 오바마의 지지율은 이례적으로 높다”며 “현직 대통령의 인기로는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 이후 30여년 만”이라고 밝혔다. 일자리 증가, 실업률 감소, 스캔들에 휘말리지 않은 점 등이 인기 요인으로 거론됐지만 무엇보다도 선거 과정에서 냉소주의에 빠진 유권자들이 오바마의 지지율을 끌어올린 것으로 분석됐다. 오바마는 이날도 클린턴의 펜실베이니아 유세에 동참해 “나에게 보냈던 지지를 클린턴에게 부탁한다”고 호소했지만 그의 인기가 대선 결과에 얼마나 반영될지는 알 수 없다고 WP는 덧붙였다.

 흥미로운 가상 대결에서도 오바마는 웃었다. 블룸버그통신은 자체 여론조사 결과를 토대로 오바마가 민주당 대선 후보로 나왔다면 트럼프를 12% 포인트 차로 이겼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트럼프와의 가상 대결에서 53% 대 41%로 승리했고 클린턴(46%)보다도 8% 포인트 높은 지지율을 기록했다. 물론 현실에선 불가능하다. 1947년 이후 미국 대통령의 3선은 금지됐다.

 블룸버그통신은 2012년 당시 공화당 대선 후보로 나섰던 밋 롬니와 클린턴이 맞붙었을 경우에도 롬니가 10% 포인트 차로 이겼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바마는 트럼프를, 롬니는 클린턴을 이길 수 있었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블룸버그통신은 “이번 대선에선 어느 쪽이 이겨도 의회나 국민의 전폭적 지지를 받기 어렵다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김미나 기자 min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