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재정부장이 전격 교체되면서 중국의 경제 개혁이 후퇴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중국 안팎에서 중국 경제 개혁의 전도사로 여겨져 온 러우지웨이 재정부장은 7일 샤오제 국무원 부비서장으로 교체됐다. 이날 신임 국가안전부장과 민정부장으로 임명된 천원칭 국가안전부 서기와 황수셴 감찰부장이 왕치산 중국공산당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 인맥이라는 점에서 어느 정도 교체가 예상돼 왔다. 하지만 재정부장은 의외라는 반응이다.
중국 언론들은 저우 전 부장의 나이가 다음 달 만 66세가 돼 일반적인 각료의 정년인 65세를 넘어 선다는 점을 교체 배경으로 추측하고 있다. 하지만 현역 저우샤오촨 인민은행장이 68세여서 설득력은 떨어진다는 분석이다.
특히 러우 전 부장은 미국 주도의 세계은행에 맞서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을 성공적으로 출범시키는 등 공이 많았던 인물이다. 또 정치적 반대에도 불구하고 막대한 부채에 시달리는 중국의 재정 시스템을 정비하고 지방 부채 해소를 위한 강력한 정책을 실행했다는 평을 받았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들은 “중국의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거침없는 개혁론자’가 자리에서 물러났다”고 평했다. 코넬대 에스와르 프라사드 교수는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러우지웨이의 갑작스러운 경질은 제한적인 시장 중심의 경제 개혁조차도 시진핑 주석의 권력 강화라는 목표에 희생물이 될 것이라는 강한 신호를 준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샤오 신임 부장이 내수소비 확대를 위해 재정 적자를 늘리는 경제정책을 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중국 경제 정책의 초점이 개혁보다는 경제 성장에 맞춰질 것이라는 얘기다.
외부의 우려를 의식한 듯 중국 관영 영자지 차이나데일리는 “중앙 정부에 의해 결정된 개혁 조치들은 재정부장 교체 속에서도 변동이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8 발표된 중국의 10월 달러 기준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7.3% 떨어져 7개월째 감소세가 이어졌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khmae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