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로디지털단지 G밸리(옛 구로공단)가 지방자치단체 최초로 미국 실리콘밸리 투자사들을 초청해 투자유치설명회를 연다.
우리나라의 첫 국가산업단지로 1970~80년대 ‘굴뚝 산업'을 이끌었던 공단이 최첨단 산업 디지털단지로 변모해 해외 유수 기업들 유치에 나선 것이다.
서울 구로구(구청장 이성)는 코트라(KOTRA), 벤처기업협회와 손잡고 오는 14일 서울디지털산업단지 G밸리 컨벤션에서 ‘실리콘밸리 투자유치설명회'를 개최한다고 8일 밝혔다.
지자체가 국내로 미국 실리콘밸리 투자자들을 초청해 투자유치설명회를 여는 것은 처음이다. 실리콘밸리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반도 초입에 위치한 첨단기술 연구단지로 인텔, 애플, 구글, 페이스북 등 세계 최대 IT기업과 벤처기업들이 몰려 있다.
이번 투자설명회에는 HP 테크 벤처스, 베이 앤젤스, 테크 코드, 스탠버그 벤처스 등 7개 현지 투자사 관계자와 캐롤듀트라 베르나치 유니온시 시장, 제인슨 베이커 캠밸시 시장 등 실리콘밸리 인근 도시 시장단과 의원들, 국내 벤처투자자, 기업인 등 150여명이 참석한다.
이들 앞에서 공개모집을 통해 선정된 ㈜아이리시스(홍채인식 카메라), ㈜이오이스(3D프린팅 및 스캔기술) 등 국내 12개 벤처기업들이 각자 보유한 첨단기술, 제품, 아이디어 등에 대해 영문 사업계획서를 준비해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할 예정이다.
구로구는 투자유치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지난 10월 초부터 코트라, 벤처기업협회 실리콘밸리 전문강사를 초빙해 참여기업들의 발표 준비를 지원해 왔다.
구는 앞서 지난해 9월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투자유치설명회를 진행한 바 있다. 당시 10개 국내기업들이 프레젠테이션을 실시해 중국 벤처캐피탈인 DT캐피탈로부터 300만달러 투자를 확보하는 등 우리기업의 현지 시장진출 가능성을 확인했다.
구는 투자유치설명회 외에도 실리콘밸리와의 정기적인 교류를 위해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베이 지역에 있는 유니온시티와 우호교류의향서를 체결하는 등 지역교류도 펼쳐나가고 있다.
구 관계자는 “굴뚝 공장이 빼곡이 들어서 있던 구로공단이 실리콘밸리의 관심을 받는 곳으로 바뀐 건 말 그대로 ‘기적’”이라며 “그 기적이 구로의 일상이 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을 펼쳐 나갈 계획이다”고 말했다.
구로공단은 1967년 1단지를 시작으로 73년까지 3개 단지로 조성돼 ‘수출 한국’의 선봉 역할을 담당했으나 90년대 이후 산업구조 개편으로 기업들이 떠나면서 공동화 현상이 나타났다.
그러나 2000년 서울디지털산업단지로 이름을 바꾸고 첨단 지식산업센터로 변신을 시도하면서 다시 활기를 찾았다. 현재 IT 관련 기업들을 중심으로 1만여개 업체에 16만명의 근로자가 근무하고 있다.
라동철 선임기자 rdch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