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국정농단’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8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을 전격적으로 압수수색했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오전 6시40분부터 삼성전자 대외협력단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해 대한승마협회 업무 관련 자료 확보에 나섰다. 대한승마협회장을 맡고 있는 박상진 사장 사무실도 압수수색 대상인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최순실(60)씨와 최씨의 딸 정유라(20)씨가 독일에 설립한 비덱스포츠에 삼성 자금 280만 유로(당시 환율 약 35억원)가 흘러들어간 정황을 포착해 수사 중이다.
이 자금은 비덱스포츠가 코레스포츠라는 이름을 사용하던 지난해 9~10월 송금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은 이 돈을 컨설팅 비용 명목으로 송금했지만, 실제로는 정씨의 말을 사는 비용으로 사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박상진 삼성전자 사장이 280만 유로를 송금하기 직전인 지난해 8월쯤 독일 코레스포츠를 직접 찾아 자금 지원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0월 대한승마협회가 삼성에 요청해 오는 2020년까지 186억원을 정씨 종목인 마장마술 등 3개 종목에 지원한다는 로드맵을 공식화하기도 했다. 이 로드맵은 선수 선발 절차의 공정성 등을 두고 문제가 불거지면서 결국 무산됐다.
박 사장 등은 최씨가 귀국하기 직전인 지난달 28일에 최씨 모녀가 머물던 독일로 출국했던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박 사장이 자금 지원 관련 검찰 수사에 대비해 최씨와 사전에 입을 맞추려 한 것 아니냐는 주장도 제기됐다.
검찰은 지난 5일 대한승마협회 김모 전무와 박모 전 전무를 불러 정씨가 국가대표로 발탁되고 삼성의 후원을 받게 된 경위를 캐물었다.
검찰은 조만간 박 사장을 소환해 도 소환해 삼성 자금 지원과 관련된 의혹을 확인하는 작업에 착수할 계획이다. 특히 삼성이 정부로부터 사업상 지원을 약속받고 최씨의 독일 승마사업을 도운 게 아닌지 ‘대가성’을 확인하는 데 집중할 방침이다.
노용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