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많던 신천지 왜 사라졌나 알아봤더니... 최순실 사건 불똥튈까봐 숨어

입력 2016-11-07 19:28 수정 2016-11-07 21:19

지난 8월 대전 송촌장로교회 앞에서 시위를 벌이던 신천지 신도들(위 사진). 신천지는 그러나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이 발생하자 6일 자취를 감췄다(아래 사진).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신천지)이 갑자기 주요 교회 앞 시위를 중단한 이유가 최순실 국정 농단 사건 때문인 것으로 공식 확인됐다.

신천지 고위 관계자는 7일 “시국이 혼란스러운 데 우리까지 국가 혼란에 편승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다”면서 “그래서 신천지 총회에서 전국 12개 지파에 공문을 내리고 집회를 하지 말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집회를 잠시 중단한 것은 국민들로부터 사이비 이단으로 몰릴까봐 그런 게 절대 아니다”라면서 “종교적으로 신천지와 권력관계를 연결짓지 말라. 최태민 최순실씨와 우리와 절대 상관 없다”고 반박했다.

이어 “우리 신도들도 대한민국 국민이다. 신도 가운데 정치인, 검사, 판사 등이 있다”면서 “한국교회가 ‘새누리당 등 정치계에 신천지가 침투했다’며 찾아내 쫓아내려고 하던데 이것은 종교의 자유를 탄압하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정국이 안정되면 다시 교회 앞 시위를 전개한다는 방침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정국이 안정되면 한국교회와 목회자들이 성경을 얼마나 잘못 해석하고 있는지 지적할 것”이라며 “국정이 어떻게 변화될지 모르겠는데 당분간 국민들을 힘들게 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고 주장했다.

이로서 ‘사이비 이단과 반사회적 종교집단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진 상황에서 시위를 잘못 했다간 뭇매를 맞을 수 있다고 판단해 집회를 중단했다’는 국민일보의 예상이 맞아 떨어졌다.

신현욱 신천지대책전국연합 대표는 “신천지는 최태민 최순실 사건의 불똥이 자신들한테 튈까봐 전전긍긍하고 있다”면서 “결국 소나기는 피하고 보자는 심정으로 집회를 중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 대표는 “신천지 미디어팀은 인터넷에서 ‘박근혜-신천지’ ‘사이비-신천지’라는 연관 검색어를 차단하기 위해 밤샘 작업을 하고 있을 것”이라며 “그만큼 인터넷 여론이 무섭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교회가 지금처럼 피상적이고 미온적으로 대응해선 안된다”면서 “신천지를 공격하려면 복음방과 센터 앞 1인시위가 가장 확실하다. 1인 시위를 적극 벌여 더이상 선량한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신천지는 2주 전까지만 해도 서울 명성교회, 삼일교회, 신촌성결교회, 수원 오목천감리교회, 대전 송촌장로교회 등지에서 한국교회와 목회자를 비방하는 집회를 개최했다. 

이때 “신천지를 이단이라 욕하는 담임목사 나오라”며 으름장을 놓고 “신천지가 갈수록 성장하고 있다”면서 자랑했지만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이후 일제히 종적을 감췄다.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