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순간 우리는 우리 가곡 가사 시조 등 우리의 생각이 몸의 소리로 체화된 우리 성악을 잃어버렸다. 황숙경은 기품과 바름의 소리를 살리고자 평생을 가객으로 살았다. 또 후학들을 가르치며 한국 음악을 살리고자 힘쓰고 있다. 일제강점기가 없었다면 결코 명맥 잇기에 급급하지 않았어도 될 우리의 문화유산인 셈이다.
이번 무대는 시조시를 바탕으로 한 한국 정통 가곡을 선보이는 ‘황숙경류’의 자리다. 2012년 이후 모놀로그 정가극 ‘황진이’, 다이얼로그 정가극 ‘이화우 흩날릴 제’, 다큐멘터리극 ‘허난설헌’, 타임슬립 창작정가극 ‘사임당신씨와의 인터뷰’ 등을 꾸준히 선보여온 황숙경만의 정가발전소가 곡으로 살아나는 것이다.
이번 공연에선 황진이 시 ‘내 언제 신의 없어’, 허난설헌 ‘난초 내 모습’, 신사임당 ‘어머니를 그리며’, 판소리 심청가 중 ‘추월만정’, 김소월 ‘진달래꽃’, 박목월 ‘고향의 달’ 등이 1부 순서로 펼쳐진다.
2부에서는 1920~30년대 시에 곡을 붙인 정지용 시인의 ‘그리워’, 김소월의 ‘옛 이야기’, 김영랑의 ‘끝없이 강물 흐르네’와 ‘내 마음 아실 이’, 백석의 ‘흰 바람벽 있어’ 등으로 구성됐다. 전석 2만원(010-9591-7693).
전정희 기자 jhje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