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병우 다가오자 수사관들 벌떡” 특종 사진 뒷이야기

입력 2016-11-07 16:17 수정 2016-11-07 16:40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6일 밤 9시 25분쯤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11층에서 검찰 조사를 받고 있는 모습. 조선일보 제공

검찰 관계자들 앞에서 팔짱을 끼고 웃고 있는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모습을 포착한 사진기자가 촬영 뒷 이야기를 전했다.

7일 은 이날 조선일보 1면에 실린 ‘우병우를 대하는 검찰의 자세’ 사진을 촬영한 고운호 객원기자와의 인터뷰를 보도했다.

고 기자는 해당 사진을 찍기 위해 서울중앙지검 맞은편 약 300m 떨어진 건물에서 5시간 동안 촬영에 임했다.

우 전 수석을 포착한 건 총 3번이라고 했다. 오후 8시50분쯤 우 전 수석은 1분여간 조사실을 왔다갔다 하며 스트레칭을 했다. 그리고 오후 9시25분쯤 우 전 수석이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많은 이들을 공분하게 만든 ‘결정적 순간’은 바로 이때 탄생했다. 이후 혼자 서 있는 우 전 수석의 모습이 오후 10시55분쯤 한번 더 포착됐다.

“처음에는 오른쪽에 보이는 수사관들이 앉아 있었다. 그런데 우 전 수석이 가까이 오니까 수사관들이 일어섰다. 우병우가 말을 거니까 수사관들이 답을 하는 분위기처럼 보였다. 나중에 생각해보니 그 상황은 좀 어이없었다.”

고 기자의 카메라의 담긴 우 전 수석은 각종 비리에 연루돼 검찰 조사를 받는 사람의 태도가 아니었다. 점퍼를 입은 우 전 수석은 팔짱을 낀 채 웃고 있었고, 검찰 직원으로 추정되는 두 사람이 손을 모은 채 우 전 수석의 얘기를 듣고 있었다.

고 기자는 우 전 수석이 파인더에 들어온 순간 ‘이거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고도로 집중했었던 때라 놀람보다는 빨리 마감해야 한다는 생각이 앞섰다”고 소감을 밝혔다.

조선일보는 고 기자의 사진을 1면에 담으며 ‘검찰을 쥐락펴락했던 우 전 수석의 위세를 그대로 보여주는 장면’이라고 설명했다. 네티즌들은 “‘황제 소환’을 증명하는 사진”이라며 분노했다.

우 전 수석은 횡령·직권 남용 혐의, 처가(妻家)의 강남역 부동산 거래를 둘러싼 의혹 등으로 수사를 받고 있다.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