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선판 뒤흔든 FBI 이메일 재수사, 9일만에 무혐의 결론

입력 2016-11-07 08:49 수정 2016-11-07 08:51

미국 연방수사국(FBI)은 6일(현지시간) 민주당 대선후보 힐러리 클린턴의 이메일 재수사를 마무리했다. 결론은 무혐의다. 재수사를 선언한지 9일만이자 투표일 이틀 전에 나온 결론이다.

제임스 코미 FBI 국장은 이날 미 하원 정부개혁감독위원회에 보낸 서한에서 재수사 결과, 지난 7월 클린턴에 대해 내린 불기소 권고 결론을 바꾸지 않았다고 밝혔다. 당시의 결정을 뒤집을 새로운 혐의가 나오지 않아 재수사를 마무리했다는 설명이다.

대선판을 일거에 요동치게 만든 FBI의 재수사는 9일 만에 무혐의 결론이 났으나 클린턴이 입은 정치적 손상은 선거 전에 회복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공화당 소속인 코미 국장의 재수사 착수 이후 클린턴과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의 지지율 격차는 거의 없어졌다. 당장 승리가 불투명해졌으며, 신승을 거두더라도 공화당이 정치 공세를 펼 가능성이 높다. FBI의 재수사 착수 이후 클린턴의 지지율이 떨어지면서 민주당의 상원 탈환도 어려워진 상황이다.

코미 국장이 서둘러 재수사를 종결한 배경은 분명하지 않으나 ‘대선 개입’ 논란에 상당한 부담을 느꼈다는 관측이 나온다. 그를 임명한 버락 오바마 대통령까지 나서 “수사는 암시와 누설로 하는 게 아니다”며 “뭔가 찾은 게 아니면 본업에 전념하라”며 코미 국장을 비판했다. 일각에서는 그의 사퇴는 물론 수사 필요성까지 제기했다.

코미 국장은 이날 서한에서 “재수사 착수 이후 FBI 수사팀은 클린턴이 국무장관 시절 주고받은 모든 문서를 검토했다”며 “7월에 발표한 결론을 바꾸지 않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FBI는 클린턴의 최측근 수행 비서인 후마 애버딘의 전남편 앤서니 위너 전 하원의원이 과거 미성년자와 주고 받은 ‘섹스팅’(음란한 내용의 문자 메시지)을 주고받은 정황을 조사하다가 다량의 클린턴 이메일을 발견했다.

클린턴 캠프의 브라이언 팰론 대변인은 “우리는 7월의 불기소 결정을 바꿀 수 없다고 확신해왔다”고 말했다.












워싱턴=전석운 특파원 swc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