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 남자부 우승 후보로 꼽힌 대한항공이 1라운드를 1위로 마쳤다. 대한항공의 고공비행을 이끌고 있는 엔진은 베테랑 라이트 김학민(33)이다.
대한항공은 6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우리카드와의 NH농협 2016-2017 프로배구 V리그 1라운드 마지막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대 0(25-20 25-22 25-21) 완승을 거뒀다. 김학민은 가스파리니(19점)와 함께 공격을 이끌며 17득점을 올렸다. 양 팀 통틀어 국내 선수들 중 최다 득점이었다. 후위공격을 2개를 성공시켰고, 서브와 블로킹으로도 각각 1점을 뽑아냈다. 공격성공률은 71.42%에 달했다. 김학민은 이번 시즌 6경기에서 88득점을 올려 8위에 올라 있다. 국내 선수로는 전광인(126점·한국전력)에 이어 2위다. 공격성공률은 57.98%로 3위에 올라 있다. 대한항공은 이날 승리로 5승1패(승점 14점)를 기록하며 선두를 지켰다.
2006-2007 시즌 V-리그 신인선수상을 받으며 화려하게 등장한 김학민은 어느새 팀 내 고참급이 됐다. 이제 경기 전반을 바라볼 수 있는 여유도 생겼다. 그의 전성기는 2010-2011 시즌이었다. 그 시즌 정규리그 우승을 이끈 그는 최우수선수(MVP)에 오르는 영예도 않았다. 하지만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했고, 2012-2013 시즌을 마치고 늦은 나이에 상근예비역으로 입대했다.
김학민은 제대 후 다시 배구를 못할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시달렸다. 거의 7개월 동안 운동도 쉬었다. 하지만 코트 밖에서 경기를 관전하다 보니 배구를 하고 싶다는 간절함이 생겼다. 김학민은 2014-2015 시즌 막판 군 복무를 마치고 팀에 복귀했다. 하지만 이렇다 할 활약을 보여 주진 못했다. 선수 구성이 많이 바뀐 데다 잘해야 되겠다는 부담감에 시달린 때문이었다. 그는 지난 시즌 기복 없는 플레이로 대한항공을 준플레이오프로 이끌었지만 삼성화재에 패해 정상 정복에 실패했다.
김학민은 발목 염증에 시달리고 있지만 내색을 하지 않는다. 오히려 동료들보다 한 발 더 뛴다. 베테랑으로서 이번 시즌엔 반드시 만년 우승후보 팀을 이끌고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해야 하기 때문이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