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급제 특수통 우병우… ‘노무현’ 딛고 포토라인에 서기까지

입력 2016-11-06 14:43 수정 2016-11-06 17:10
사진=뉴시스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6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청사로 들어서고 있습니다. 피고발인 신분입니다. 민정수석에서 물러난 지 1주일만에 검찰에 소환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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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검 청사 현관 바닥에 노란 포토라인이 보입니다. 법무부 수사공보준칙에 따르면 차관급 이상 고위 공직자가 소환될 때는 몇가지 조건을 거쳐 촬영을 허용합니다. 포토라인이 준비되는 것이죠. 청와대 수석비서관은 차관급이니까 우 전 수석도 노란 삼각형 안에 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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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우 전 수석을 소환할 때 적용한 혐의는 직권남용과 횡령입니다. 이석수 전 특별감찰관은 지난 8월 감찰을 마치면서 의경인 우 전 수석 아들의 ‘꽃 보직’ 전출과 가족기업 ㈜정강에서 회계를 무시하고 돈을 임의로 꺼내 사용한 혐의로 대검에 수사의뢰했습니다.

일단 ‘최순실 국정농단 게이트’와는 관계없는 일로 부른 것이죠. 그래서 피의자가 아니라 피고발인 신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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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 오는 데도 시간이 많이 걸렸습니다. 박지원 국민의당 비대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정신석 새누리당 원내대표와 험악한 표정으로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국정감사 중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벌어진 일입니다. 분위기가 왜 이렇냐고요? 바로 우 전 수석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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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 전 수석은 국회에 ‘불출석 사유서’라는 공문을 보냈습니다. 국정감사에 안 나가겠다는 내용입니다. 비서실장이 국회에 가서 국정현안에 신속히 대응할 사람이 없다는 이유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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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국회 운영위 국정감사는 이렇게 진행됐죠. 당시 이원종 비서실장, 안종범 정책조정수석, 김재원 정무수석이 모두 회의에 참석했지만 우 전 수석은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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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운영위 국정감사 이틀 전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비서관회의 모습입니다. 구속된 안 전 수석과 우 전 수석이 박근혜 대통령과 함께 사진에 담겼네요. 맨 왼쪽은 현대원 미래전략수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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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수석비서관회의를 찍은 사진입니다. 우 전 수석과 안 전 수석이 무엇인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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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3월 16일 사진입니다. 민정수석으로 임명돼 박 대통령으로부터 임명장을 받을 때의 모습이죠. 2014년 5월 민정비서관으로 청와대에 입성한 지 8개월 만입니다. 그는 민정수석을 거치지 않고 곧바로 비서실장에게 직보해 ‘리틀 김기춘’이라고 불렸습니다. 갑자기 ‘문고리 3인방’ 급 청와대 권력의 핵심이 된 거죠.

우병우 대검 수사기획관이 2011년 6월 21일 부산저축은행 예금부당인출 사건을 브리핑하고 있다. 뉴시스

 우 전 수석은 대한민국 엘리트가 모인 검찰 안에서도 엘리트로 꼽혔습니다. 대학 재학 중 사법고시에 합격하는 ‘소년급제’를 이뤘고, 검사 임관 때 성적은 차석이었죠. 첫 근무지는 서울중앙지검. 일찌감치 특수통 검사로 자리를 굳혔습니다.

민주당 의원들이 2009년 6월 2일 서울남부지검 민원실에 노무현 전 대통령 수사를 담당한 당시 이인규 중수부장, 홍만표 수사기획관, 우병우 중수1과장을 피의사실공표 혐의로 고발하고 있다. 뉴시스

검사가 성공하려면 피의자를 잘 만나야 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공안검사에게 유명한 말이지만 특수검사도 예외는 아닙니다. 우 전 수석은 대검 중수1과장으로 일하던 2009년 봄 노무현 전 대통령을 대검 11층 특별조사실에서 직접 조사했습니다. 이후 좀처럼 헤어나기 어려운 속박이 그에게 씌워졌죠. 2012년과 2013년 연거푸 검사장 승진에 실패한 그는 검사복을 벗었습니다.

우 전 수석은 이제 어디로 갈까요.










고승욱 기자 swk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