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하야하라’ 박사모에 숨겨진 세로드립 암호… 페북지기 초이스

입력 2016-11-06 14:32
‘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이하 박사모) 인터넷 카페에 ‘세로드립’의 장인이 등장했습니다. 가입 인사글에 대통령의 하야를 촉구하는 세로드립이 숨겨져 있는데요. 네티즌들이 무릎을 탁 치고 있습니다. 6일 페북지기 초이스입니다.

문제의 가입 인사글은 전날 ‘박사모’ 카페 가입인사 코너에 올라왔습니다.

국민일보DB

‘탕수육’이라는 아이디의 네티즌은 자신을 ‘박근혜 대통령님을 존경하는 청년’이라고 소개하면서 대통령의 퇴진과 탄핵을 외치는 세태를 개탄했습니다. 또 하나 된 마음으로 박근혜 대통령을 지켜야 한다면서 민중과 언론에 대한 극언도 서슴지 않았는데요. 

다른 박사모 회원들은 가입인사글에 탄복해 “멋진 청년”이라거나 “젊음분들의 가입이 많아 무척 흐믓합니다” 등의 댓글로 화답했는데요.

5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모이자! 분노하자! 내려와라 박근혜' 2차 촛불집회 참석자들이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며 촛불을 들고 행진하고 있다. 윤성호 기자

하지만 이 가입인사글에는 ‘세로드립’ 트릭이 숨겨져 있습니다. 세로드립이란 가로 쓰기로 쓰인 문장의 첫 글자를 따로 조합하면 원문과 관계가 없거나 정반대의 다른 문장이 나타나도록 하는 일종의 암호문을 가리킵니다.

각 줄의 첫 글자만 따로 모아보면 ‘박근혜 하야하라 민중 총궐기’가 나옵니다.

박근혜 대통령님을 존경해 마지않는 한 청년입니다.
근래 벌어지고 있는 정치권과 언론의 모략에 의해
혜안은커녕 동태눈깔로 부회뇌동하는 국민들이
하야를 외치고 탄핵을 외치는 세태가 안타깝습니다.
야인일 때도, 정치인으로서도 항상 애국한 영애님을,
하나된 마음으로 지켜드려야 합니다.
라디오를 통해 소식을 들으며 분노가 치밀었습니다.
민중이 어떻고 하는 개소리에 참기가 힘들었습니다.
중도를 지키지 않는 언론이 원망스럽습니다.
총으로 쏴죽이고 싶은 마음까지도 얼핏 들었습니다.
궐기는 저들이 아니라 박사모가 해야하는 것 아닙니까!
기본이 바로 선 나라를 다시 만들어나가야 합니다!

박사모 카페 캡처

이를 알아차린 네티즌들은 무릎을 탁 치며 재미있다는 반응입니다.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ㅋㅋㅋ” “ㅎㅎㅎ” “아이고 배 아파” “명문이네” “세로드립 장인 납셨군요” 등의 댓글이 쏟아졌습니다.

박사모에는 최순실 국정농단 게이트라 발생한 이후에도 박근혜 대통령을 지지하는 글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청와대로 꽃배달을 보내는 회원들도 많다고 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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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