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단풍이 절정에 달한 지난 1일 오전 전남 영광읍 노인복지회관 앞 도로.
전남 영광경찰서 직원들이 헤진 모자를 눌러 쓴 노인들에게 헬멧(안전모)을 무료로 나눠주고 있었다.
경찰관들은 오토바이 운행 때는 반드시 머리에 헬멧을 착용하라고 당부했다. 농촌주민들이 교통수단으로 애용하는 오토바이는 기동성과 편의성이 뛰어나지만 헬멧을 쓰지 않은 채 사고가 날 경우 머리 등을 다쳐 사망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경찰관들이 이를 막기 위해 오토바이를 소유한 노인들에게 헬멧을 배포하고 나선 것이다.
경찰이 특화시책으로 선보인 ‘안전모 씌워드리기 운동’은 영광경찰서 신동준(57·사진) 교통안전계장의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
영광지역에서 10월말 현재 교통사고로 숨진 주민은 7명에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6명과 비교할 때 절반 이상 획기적으로 감소한 것이다.
1989년 경찰에 입문한 신 계장은 지난 2012년 5월 교통안전계장 업무를 맡은 이후 사고예방을 위한 다양한 시책을 발굴해왔다.
올해만 168회의 교통안전 교육을 통해 2만2569명의 주민들에게 안전의식을 심어줬다.
또 오토바이 사고예방 차원에서 지난달 유관기관과 업무협약을 체결해 오토바이 전용 안전모 333개를 자체 제작·배부했다.
수년전부터는 관내 사망사고 지역과 교통안전 유의사항을 담은 '영광군 보행자사고 다발지역 지도'를 제작, 배포하고 보행자 안전확보를 위한 야광지팡이, 야광팔찌, 야광조끼 등의 안전용품도 수시로 나눠줘 안전의식을 높이고 있다.
교통안전공단 호남지역본부와는 '고령보행자 교통사고 예방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고 매달 15일을 영광 교통안전의 날로 정해 지속적 사고예방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신 계장은 “시간이 날 때마다 낫과 톱 등으로 시야 확보가 힘들어 사고위험이 높은 선형구간(커브 길)의 웃자란 잡목과 잡풀을 자발적으로 베어내고 있다”며 “운전자와 보행자가 안전수칙에 작은 관심만 기울여도 사망사고가 크게 줄어든다”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