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과 거리두기 하나?” 미국 백악관 브리핑에 등장한 질문

입력 2016-11-05 16:26 수정 2016-11-06 17:28
지난 3월 미국 워싱턴 컨벤션 센터에서 열렸던 한미일 정상회담 당시의 박근혜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서영희 기자

미국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백악관 공식 브리핑에서 “한국의 박근혜 대통령과 거리두기를 진행하는가”라는 질문이 나왔다.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은 “다른 사람들, 다른 인물들이 한국을 이끌지라도 지속되는 것이 강력한 동맹의 특징”이란 대답을 내놓았다.

 어니스트 대변인은 4일(현지시간) 노스 캐롤라이나로 비행하는 오바마 대통령의 전용기 에어포스원 안에서 기자들과 언론 브리핑을 진행했다. “TGIF(Thanks God It's Friday. 오늘은 금요일, 주님 감사합니다)”란 인사말로 시작한 어니스트 대변인에게 한 기자가 “오바마 대통령이 한국의 박 대통령과 말씀을 나눴는가”라고 물었다.

 이 기자는 또 “내 말뜻은, 두 사람이 과거에 가까워 보였다”라며 “오바마 대통령은 박 대통령이 직책을 꽉 붙잡고 유지하는 게 가능할 것이라고 희망하는가, 아니면 지금 이 순간부터 박 대통령과 거리를 두기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인가”라고 질문했다.

 이에 대해 어니스트 대변인은 “강력한 동맹의 특징은 다른 사람이 (한국을) 이끌더라도 유지되는 점”이라며 “양국의 국민과 정부 모두가 동맹을 굳게 지키고 있다”고 답했다.

 어니스트 대변인은 또 “오바마 대통령은 박 대통령의 전임자들과도 동맹을 강화하기 위해 효과적인 관계를 유지해 왔다”라며 “박 대통령이 집무실에 있던 3~4년도 마찬가지”라고 대답했다.

백악관 언론 브리핑 전문. 백악관 제공


 한국에서 일어나는 하야 요구 등 정치적 격랑에 대해 어니스트 대변인은 “박 대통령이 어려운 국내 정치적 상황에 직면한 것은 명백하다”면서 “그러나 오바마 대통령이 이 문제에 대해 공적으로나 사적으로 언급하거나 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자칫 내정 간섭으로 비칠 수도 있는 만큼 미국 정부의 공식 입장을 거리 두기로 설정했다는 사인으로 읽힌다.

 어니스트 대변인은 또 “북한이 핵 실험을 한 직후 아시아 순방에서 돌아온 시점 이후에 오바마 대통령이 박 대통령과 대화를 나눈 적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백악관은 기자들과 나눈 문답을 원칙적으로 인터넷을 통해 공개하고 있다. 어니스트 대변인이 받은 수십 가지 질문 가운데, 한국의 상황과 관련된 것은 이 질문 하나였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