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대를 착용한 상태에서 점토로 동물을 만들어보고, 손이 떨리는 상황에서 숫가락으로 사탕을 떠 먹어 보고….
장애인들이 장애로 인해 겪는 상황과 어려움을 체험해 보고 이를 어떻게 개선할 수 있을지 아이디어를 모으는 교육이 확대된다.
서울시는 ‘유니버설디자인 인성·창의체험교육’ 프로그램을 2017학년도부터 각 초등학교가 자율적으로 운영하는 정규교육과정인 ‘창의적 체험활동’에 포함시켜 운영한다고 4일 밝혔다.
유니버설디자인(universal design)은 연령, 국적, 문화적 배경, 장애의 유무에도 상관없이 누구나 손쉽게 쓸 수 있는 제품 및 사용 환경을 만드는 디자인이다. ‘모든 사람을 위한 디자인(Design For All)'이나 ‘범용(汎用) 디자인'으로도 불린다.
유니버설디자인 인성·창의체험교육은 학생들이 생활 속 다양한 장애를 직접 체험해보면서 고령화·장애에 대한 이해와 배려를 키우고 이를 개선할 창의적 아이디어를 공유하며 유니버설디자인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를 확대하는 프로그램이다.
초등학교 정규교육과정은 ‘일반교과과정’과 ‘창의적 체험활동’으로 나뉘는데 서울시는 그 중 원하는 학교가 창의적 체험활동에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서울시가 지정한 전문 교육업체의 퍼실리에이터가 서울시교육청이 추천한 학교(지난해 25개교, 올해 40개교)를 찾아가 일회적으로 교육했으나 이제는 원하는 학교가 직접 지속가능하게 교육할 수 있도록 서울시가 학교 교사들에게 연수를 통해 교육법을 전수한다.
우선 내년에 40개교에 시범운영하고 교육효과와 만족도를 분석해 599개 전 학교에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교육을 받는 학생이 그동안 1평균 750여명에서 약 3000여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시는 예상하고 있다.
시는 시범운영 학교 40곳을 내년 상반기까지 선정하고 여름방학을 이용해 교사연수를 실시할 계획이다. 2학기부터는 연수를 받은 교사가 직접 학생들에게 유니버설디자인 인성·창의체험교육을 하게 된다.
시는 초등학교 5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교육을 실시한 후 점차 전 학년으로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또 유니버설디자인 외부전문가, 교사, 서울시 및 시교육청 관계자 등으로 다음달 TF를 구성해 교육현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 교재를 제작한다.
변태순 서울시 디자인정책과장은 “유니버설디자인 인성·창의체험교육은 사고가 유연한 초등학생 시기에 다양한 생활환경을 체험해보고 개선 아이디어를 디자인해보면서 타인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인성과 창의력을 기르는 의미있는 교육”이라고 말했다.
라동철 선임기자 rdch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