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서 거리의 고양이 훈련받은 개들에 잇따라 피습, "사람까지 공격하면?" 당국 긴장

입력 2016-11-04 11:50
지난달 12일 대만 타이베이시 네이후구 한 골목에서 개 네 마리가 고양을 물어뜯고 있는 모습이 CCTV에 잡혔다. 자유시보

대만에서 거리의 고양이들이 잇따라 개들에 피습 당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조직적인 훈련에 따른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대만 언론에 따르면 타이베이시는 3일 “올 들어 고양이가 개에게 공격당하는 사건이 85건 발생했다”면서 “연관성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최근 두 달 사이 타이베이의 신이, 네이후, 다퉁구 등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동물보호단체 관계자들은 타이베이 골목이나 길에서 비오는 날 밤에 주로 사건이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고양이 공격 당시 호각 소리에 따라 개들이 움직였다는 증언도 나오고 있다. 공격에 나선 개들이 짖지 않아 성대 제거 수술을 받았을 것으로 추정도 나온다. 모두 누군가 의도적으로 개를 훈련을 시켜 고양이 공격에 활용하고 있다는 증거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타이베이 검찰과 경찰은 수사에 나섰고, 동물보호단체들은 ‘용의견’ 일부를 확보해 유기견 센터에 이송시킨 상태다. 동물보호국 관계자는 “현재 수의사들이 공격 훈련을 받았는지 여부를 면밀히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만 동물보호법에 의하면 개에게 고양이를 공격하도록 한 교사범은 1년 이하에 징역과 최대 100만 대만달러(약 3600만원)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

 대만 환경동물보호협회 천위민 사무국장은 “정부가 이번 사건을 가볍게 봐서는 안된다”면서 “개들이 사람을 공격하기 시작하면 시민들은 패닉 상태에 빠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khmae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