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 없는 시력 도둑이라 불리는 녹내장은 겨울철에 더욱 기승을 부릴 수 있다. 겨울철에는 안압이 상승하기 쉬워 폐쇄각 녹내장의 위험이 높아지고, 안압이 단 시간에 급격히 상승하는 급성 녹내장 발작의 발생이 우려된다는 지적이다.
홍사민연세안과 홍사민 원장은 “안압이 높아지면 시신경이 압박을 받아 손상될 수 있는데, 이것이 바로 녹내장이 생기는 대표적인 원인”이라며 “그러나 안압이 정상이라도 혈액순환이 나쁘거나 근시 등의 유전적인 소인이 있는 경우에는 녹내장의 발병 우려가 크게 높아지기 때문에 정기검진을 통해 녹내장의 가능성을 제대로 확인하는 것이 좋다”고 전했다.
최근 발표된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자료에 따르면, 녹내장 환자는 매년 10% 정도씩 늘고 있다. 발병연령에는 70대 이상이 가장 많지만, 30~40대 젊은 층의 녹내장 환자도 전체의 1/4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적절한 관리와 위험 요소를 피하는 것이 중요하다.
겨울철에 녹내장 유발 위험요소를 줄이기 위해서는 추운 날씨에도 유산소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이 좋다. 또 평소 복부에 압력이 가해질 정도로 꽉 죄는 옷을 착용하는 것은 피하고, 허리벨트는 의자에 앉았을 때 너무 조이지 않도록 조절하도록 한다.
녹내장 가족력이 있거나 평소 안구 압박감이나 두통이 있는 경우에는 겨울철에도 목은 답답하지 않게 풀어주고 목까지 올라오는 티셔츠나 목도리 착용에 유의해야 한다. 흡연, 카페인과 알코올의 지나친 섭취도 제한하는 것이 좋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조기발견이다. 녹내장으로부터 시력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40세부터 년 1회 정기적인 녹내장 검사를 받을 것이 권장된다. 40세 이하의 연령이라도 근시나 당뇨, 고혈압 및 심혈관질환, 뇌경색 및 뇌혈관질환, 복부비만 등이 있는 경우라면 정기적인 녹내장 검진을 시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홍 원장은 “녹내장은 초기 증상이 거의 없기 때문에 자칫 치료 시기를 놓칠 가능성이 높다. 또 질병의 진행이 기척 없이 조용히 진행되어 대부분의 녹내장 환자들이 병이 어느 정도 진행된 후에야 알아차리게 된다”며, “다만 급성 녹내장은 순간적으로 안압이 높아져 충혈, 시야흐림, 안통, 두통, 오심 및 구토 등의 자각증상이 있으므로 이러한 증상이 생기면 반드시 안과 진료를 고려할 것이 당부된다”고 덧붙여 조언했다.
콘텐츠팀 이세연 lovo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