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선실세’ 최순실(60·구속)씨 국정 농단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청와대 ‘문고리 3인방’ 중 한 명인 정호성(47)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을 체포했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정 전 비서관에 대해 공무상비밀누설죄 등의 혐의로 법원에서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3일 밤 11시30분쯤 그를 체포했다고 4일 밝혔다.
정 전 비서관은 안봉근(50) 전 청와대 국정홍보비서관, 이재만(50) 전 총무비서관과 함께 ‘청와대 문고리 3인방’으로 불리며 막강한 권한을 행사했다. 정 전 비서관은 최씨에게 박근혜 대통령 연설문을 비롯해 외교·안보·경제 관련 대외비 문서를 건넨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앞서 정 전 비서관을 다음 주 중 피의자로 소환해 조사하겠다고 했으나 애초 소환 일정보다 앞서 정 전 비서관의 신병을 확보했다. 최씨 국정 농단에 관여한 혐의를 뒷받침할 뚜렷한 증거를 확보했거나 정 전 비서관이 검찰 수사를 대비해 혐의와 관련된 증거 등을 없애려 한 정황이 포착된 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앞서 검찰은 최씨가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 태블릿PC에서 정 전 비서관의 흔적을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기기에 저장된 200여건의 청와대 문서 파일 중 아이디가 ‘narelo’인 문서 파일이 발견됐다. 해당 아이디는 정 전 비서관이 박 대통령 국회의원 보좌관 시절부터 사용해온 아이디다.
이성한 전 미르재단 사무총장 또한 언론 인터뷰를 통해 “정 전 비서관이 거의 매일 30㎝ 두께의 대통령 보고 자료를 최씨에게 전달했다. 최씨가 이를 검토했다”고 폭로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최씨에게 넘어간 청와대 자료가 지금까지 드러난 것 외에 더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정 전 비서관 외에 청와대 문건 유출에 관여한 인사가 더 있다라는 의혹도 제기된 상태다. 검찰은 정 전 비서관을 상대로 문서 유출 경위 등을 조사한 뒤 5일쯤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
검, ‘문고리 3인방’ 정호성 전 비서관 어젯밤 체포...현재 조사중
입력 2016-11-04 10: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