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리대 첫 아시아계 총장, 한국계 문최

입력 2016-11-03 16:26
미주리대 홈페이지

공과대학으로 유명한 미국 미주리대가 학교 설립 177년 만에 첫 아시아계 총장으로 한국계를 임명했다.

 ABC방송은 미주리대 4개 캠퍼스를 이끄는 제24대 총괄총장에 한국계 1.5세 문 최(52·사진)가 임명됐다고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그는 현재 코네티컷대 공대학장을 맡고 있다. 최 신임총장의 임기는 내년 3월 1일부터 시작한다.

 미주리대 총장직은 1년 동안 비어있었다. 전임자인 톰 울프는 지난해 학내에서 일어나는 인종차별 문제에 소극적으로 대응했다. 분노한 학생들은 단식투쟁 등 시위를 벌였고, 교수진과 대학 출신 정치인들까지 가세했다. 결국 울프는 총장직에서 물러났다.

 전 총장은 사임했지만 아직 학내 인종 갈등은 해결되지 않았다. 이는 앞으로 최 신임총장이 풀어나가야 할 과제다. 1년 전 소요사태를 의식한 최 신임총장은 이날 “교수진과 학생, 직원들의 목소리는 나에게 소중하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그들의 관점을 듣는 것이라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흑인 학생 중심의 인권 단체인 ‘1950년을 걱정하는 학생들’이 전달한 요구사항도 숙지했다고 전했다.

 총장직이 1년 만에 채워지면서 최 신임총장에 대한 외부의 기대도 크다. 제이 닉슨 미주리 주지사는 이날 최 신임총장을 만나 “지금 시기에 당신을 총장에 임명한 것은 굉장히 좋은 선택이었다”고 격려했다. 그와 함께 일했던 수잔 헙스터 코네티컷 대학 총장도 “최 신임총장은 똑똑하고 끈기있는 리더”라고 평가했다.

 한국에서 태어난 최 신임총장은 어렸을 때 미국에 왔다. 젊은 시절에는 시카고에서 가족 사업에 종사하다가 1987년 일리노이대학에서 공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프린스턴대학에서 기계공학, 항공우주공학 박사 학위를 땄다. 대학에서는 24년째 일하고 있다. 1994년부터 2000년까지 일리노이대학에 재직했고, 드렉셀 대학을 거쳐 2008년 코네티컷 공대로 옮겼다. 공대학장은 2012년부터 5년째 맡고 있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