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의 '비선실세' 최순실 게이트 파문으로 논란이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연설문' 내용을 점검하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모습이 담겨있는 영상이 인터넷에서 화제다.
다음은 지난 2일 노 전 대통령의 이야기를 다룬 다큐멘터리 ‘무현, 두 도시 이야기'가 공개한 영상이다.
‘무현, 두 도시 이야기’ 제작위원회 측은 지난달 19일부터 ‘1분에 담긴 노무현의 진심’ 영상을 공개해왔다.
일곱 번째로 공개된 이번 영상에는 2000년 제16대 총선 당시 부산 북·강서을 선거구에 출마했을 당시 노 전 대통령이 보좌관 2명과 함께 연설문을 내용을 수정하고 있는 모습이 담겨있다.
영상은 노 전 대통령이 “그거 다 빼버리고…”라고 말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노 전 대통령은 보좌관 2명과 함께 편안한 복장으로 앉아있다.
노 전 대통령은 “오늘의 저를 키워주신 부산”, “그리고 부산에서 두 번 낙선의 고배를 마셨습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두 번 떨어졌습니다”라고 연설문을 재차 수정했다.
그리고 담배를 꺼내 물었다. 이어 노 전 대통령은 “마을버스 노선 하단까지 연장”, “하수종말처리장 방류관” 등에 대해 언급하다가 “너무 많아서 시간 다 까먹는 거 아닌가 모르겠다”며 멋쩍게 웃었다. 이에 옆에 있던 한 보좌관이 “괜찮습니다. 이게 오늘 핵심입니다”라고 조언했다.
1분 남짓의 영상 속에서 달변가로 잘 알려진 노 전 대통령이 연설문의 단어 하나까지 꼼꼼하게 살피며 고심했던 흔적이 느껴진다.
영상을 본 네티즌들은 "요즘 같은 시국에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인간적인 모습을 보니 그립다"는 반응이다.
다큐멘터리 <무현, 두 도시 이야기>는 2000년 16대 총선에서 사지와 다름없는 부산에 출마했던 노무현과 2016년 20대 총선 당시 여수에서 출마했던 백무현의 이야기를 담았다. 지난달 26일 개봉한 이 다큐멘터리는 박스오피스 6위에 오르며 2만 5448명의 누적관객을 기록 중이다.
'무현, 두 도시 이야기'의 전인환 감독은 오마이뉴스와와의 인터뷰에서 “영화에 노무현 대통령이 보좌진들에게 구박도 받으면서 연설문을 고치는 장면이 나온다”며 “노 전 대통령은 연설문 단어 하나하나 세세하게 보고 고치던 분이다. 지도자라면 당연히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해야 한다. 물론 그걸로 때론 비판도 받았지만. 대통령의 철학과 생각이 바로 국정에 반영된다는 점에서 노무현 대통령은 충분히 자신의 말을 했다. 1년 후 우린 또 다른 지도자를 택하는데 많은 유권자들이 그 점을 기억하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영화를 본 관객들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나라가 온통 쑥대밭이 돼서 답답하고 위로받고 싶었는데 따뜻해진다“고 평가했다.
‘무현, 두 도시 이야기’는 개봉 전 상영관 확보에 어려움을 겪은 상황 속에서도 꾸준히 관객을 모으며 뜨거운 사랑을 받고 있다.
박효진 기자 imher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