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한국시리즈 2연패… 곰들의 전성시대 열렸다

입력 2016-11-02 21:52 수정 2016-11-02 21:58
뉴시스

진정한 곰들의 시대가 열렸다. 두산 베어스가 통합 우승과 함께 한국시리즈 2연패를 달성했다. 1995년 이후 21년 만의 통합 우승이다. 

김태형 감독이 지휘하는 두산은 2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 2016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8대 1로 NC 다이노스를 제압했다. 이로써 두산은 시리즈 4전 전승으로 압도적인 전력을 과시하며 우승컵을 다시 한 번 손에 넣었다. NC는 창단 이후 처음 한국시리즈 우승에 도전했지만 한계를 절감한 채 가을야구를 마쳤다.

두산은 올 시즌 ‘판타스틱4’라 불리는 막강한 선발진을 구축했다. 이들의 저력은 한국시리즈에서도 그대로 드러났다. 1차전 더스틴 니퍼트를 시작으로 장원준, 마이클 보우덴, 유희관이 차례로 4차전까지 선발로 마운드에 올라 모두 승리투수가 됐다. 두산 선발투수들이 한국시리즈에서 NC에 내준 점수는 단 1점에 불과했다. 유희관은 4차전 선발로 등판해 5이닝 무실점으로 판타스틱4의 화려한 마무리를 책임졌다.

마운드만 강한 게 아니었다. 언제 어디서 터질지 모르는 ‘화수분’ 타선이 빛을 발했다. 4번 타자 김재환이 굳건히 중심타선에서 무게를 잡았고, 양의지 허경민 김재호 등이 하위 타순에서 매서운 타격감을 뽐냈다.

내외야 수비도 강했다. 국가대표 2루수 오재원을 시작으로 두산 주장 김재호가 유격수로 맹활약했다. 여기에 3루수 허경민까지 힘을 보태며 철벽 내야수비를 자랑했다. 올 시즌 처음 좌익수로 나선 거포 김재환도 한국시리즈에서 불안감을 덜고 호수비를 선보였다.

김태형 감독은 ‘형님 리더십’으로 한국시리즈 2연패를 이끌었다. 김 감독은 선수들을 믿고 중용하는 뚝심으로 팀을 이끌며, 두산을 2년 연속 한국시리즈 정상에 올려놨다.

한국시리즈 최종전이 된 4차전에서 ‘안방마님’ 포수 양의지가 맹타를 휘둘렀다. 양의지는 2회초 1사 후 맞은 타석에서 NC 선발투수 재크 스튜어트를 상대로 비거리 115m짜리 솔로포를 터뜨렸다. 양의지의 시리즈 첫 홈런이었고, 이는 두산의 선취점으로 연결됐다.

양의지의 타격감은 6회에도 불을 뿜었다. 김재환과 닉 에반스의 연속 안타로 2사 주자 1, 3루 득점 기회가 오자 적시타로 타점을 추가했다. 이어진 2사 주자 2, 3루 상황에서 나온 후속타자 허경민의 싹쓸이 적시타 때 홈을 밟아 득점까지 올렸다.

양의지는 두산 선발투수들을 리드하면서 찰떡같은 배터리 호흡도 과시했다. 판타스틱4는 양의지의 안정적인 리드와 볼 배합 속에 한국시리즈 4차전까지 단 1실점만 기록했다.

NC 김경문 감독은 사령탑 데뷔 후 맞은 9번째 가을야구에서 징크스를 깨지 못했다. 김 감독은 NC를 창단 첫 한국시리즈 진출로 이끌었으나 또 한 번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NC 입장에서는 승부조작 연루 의혹으로 선발투수 이재학이 엔트리에서 제외된 게 아쉬웠다. 외국인 원투펀치 스튜어트와 에릭 해커만으로 두산의 판타스틱4를 감당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또 ‘나테이박(나성범-에릭 테임즈-박석민-이호준)’이라 불리는 중심타선이 한국시리즈에서 두산 선발투수들의 호투에 막혀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한 점도 아쉽게 됐다.

두산의 한국시리즈 2연패와 함께 2016 프로야구도 약 7개월간의 대장정이 막을 내렸다. 강력한 마운드와 타선, 수비력, 그리고 신구조화까지 이뤄낸 곰 군단은 다음 시즌에도 올해 못지않은 강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