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임상 의학자가 참여한 국제 공동 연구진이 밝혀낸 난치성 다발골수종 환자 치료법이다. 기존 약 2개를 혼용하는 방법보다, 혁신적 신약으로 평가받는 다라투무맙(Daratumumab)까지 더해 3가지를 병용하는 방법이 더 효과적이라는 말이다.
사진) 교수가 ‘다라투무맙’ 국제 공동연구에 참여해 다발성골수종의 새로운 치료표준을 확립하는데 크게 기여했다고 2일 밝혔다.
윤 교수팀은 항암 치료 후 재발하였거나 치료에 뚜렷한 반응을 보이지 않은 다발성골수종 환자 569명을 무작위로 283명(대조군)과 286명(실험군), 두 그룹으로 나눴다. 이어 대조군에는 기존의 다발성골수종 치료제 레날리도마이드와 덱사메타손 두가지만, 실험군에는 다라투무맙을 추가해 3가지를 병용하는 방법으로 평균 13.5개월간 치료후 어떤 차이가 있는지 비교했다.
그 결과 실험군과 대조군의 사망률은 각각 18.5%와 41%으로 큰 차이를 보였다. 암종 무진행 생존기간(PFS, 1년간 종양의 크기가 작아지거나 유지되는 기간)도 실험군은 83.2%에 이른 반면, 대조군은 60.1%에 그쳤다.
3제요법의 효능은 약물치료 반응에서도 입증됐다. 전체반응률(종양이 일정 수준이상으로 줄어든 상태)이 실험군은 92.9%, 대조군은 76.4%를 기록했다. 또 완전관해반응(암세포가 모두 없어진 상태) 역시 실함군 43.1%, 대조군 19.2%로 큰 차이를 보였다.
미세잔존질환 음성평가에서도, 실험군(22.4%)이 대조군(4.6%)보다 우수했다.
다발골수종은 골수(뼈에서 혈액을 생성하는 부분)에서 백혈구의 일종인 형질세포가 비정상적으로 크게 느는 혈액암이다. 이 세포는 뼈를 파괴하는 세포기능을 활성화하고, 비정상 단백질을 분비해 콩팥을 망가뜨린다. 혈액을 만드는 세포기능도 억제해, 빈혈과 출혈을 초래하고, 정상 면역글로불린 생성을 줄여 온갖 감염증을 유발하기도 한다.
다발골수종은 흔한 암은 아니지만, 국내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늘어나는 암 중 하나이다. 매년 이 병에 걸리는 사람은 20년 전에 비해 30배 이상 많아졌다. 평균 발병 나이는 66세로, 노인 인구가 늘어나는 고령화 사회에서 가장 경계해야 하는 암 중 하나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다발골수종은 예후가 좋지 않고 치료제도 많지 않아, 대부분의 환자가 몇 년 안에 사망했다. 하지만 최근 효과적인 신약의 개발로 치료성적이 극적으로 향상되고 있다.
얀센 바이오테크의 신약 다라투무맙은 미국식품의약국(FDA)에서 승인한 혁신적 치료제로, 미국에서는 이미 임상에서 환자를 대상으로 쓰이고 있다. 우리나라에도 곧 도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라투무맙은 인체에 사용하기 위해 최적화된 표적치료제로, 다발골수종 세포 표면에 많이 발현되는 항원인 CD38와 결합해, 종양세포를 죽이는 역할을 한다.
연구결과는 세계 최고 수준의 학술지로 꼽히는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신(NEJM’ 10월호에 게재됐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