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자는 빗맞혀도 안타를 쳐야 기분이 좋은데 (마음이) 편하진 않겠지.” NC 다이노스 김경문 감독은 ‘터지지 않는 강타자’ 에릭 테임즈의 마음을 이해하는 듯 이렇게 말했다.
테임즈는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2차전까지 8타수 1안타로 부진했다. 홈런이나 타점은 없었다. 삼진은 두 차례였다. NC의 강력한 타선을 상징하는 ‘나테이박(나성범-테임즈-이호준-박석민)’ 중에서도 중심타자인 테임즈의 타격 침묵은 NC의 부진과 무관하지 않다.
김경문 감독은 1일 오후 6시30분 경남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리는 두산 베어스와의 한국시리즈 3차전 홈경기를 앞두고 기자들을 만나 “테임즈가 포스트시즌에서 (공이) 잘 안 맞는다”며 답답한 마음을 토로했다.
테임즈는 음주운전 적발로 징계를 받아 정규리그 8경기와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결장하고 가을야구에서 뒤늦게 타선으로 합류했다. 플레이오프 3경기에선 12타수 2안타가 전부였다.
NC는 플레이오프에서 경기마다 평균 2점 이하로 실점한 마운드를 앞세워 LG 트윈스를 압도할 수 있었다. 하지만 정규리그 내내 맹타를 휘두른 두산의 방망이 앞에선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테임즈의 한방이 아쉬운 이유다.
테임즈만의 문제는 아니다. NC 타선은 한국시리즈에서 전체적으로 부진하다. 김경문 감독은 그러나 타자들을 독촉하지 않는다. 단기전인 가을야구에서 사기를 떨어뜨리지 않기 위해서다.
김경문 감독은 “타자들이 얼마나 (답답)하겠는가. 감독부터 타격코치까지 여기저기서 말을 들으면 쫓기는 기분이 든다. 구석을로 몰리면 더 조급해진다”며 “너무 많은 것을 주문하면 선수들만 복잡해진다”고 했다.
마산=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