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카, 남성 불임도 초래?…수컷 쥐 고환 90% 줄여

입력 2016-11-01 13:51 수정 2016-11-01 14:55

지카 바이러스가 수컷 쥐의 고환 크기를 최대 90%까지 줄어들게 한다는 실험결과가 왔다. 

 지카 감염이 수컷 쥐의 생식 능력을 현저히 떨어뜨릴 수 있다는 의미여서 주목된다. 의학 전문가들은 이를 사람에게 적용하면 ‘질병에 의한 남성의 영구 불임증’이 초래될 수 있다는 뜻이다.

 1일 영국데일리메일 등 주요 언론들에 따르면 미국 워싱턴대 의대 마이클 다이아몬드 교수팀은 수컷 쥐가 지카바이러스에 감염되면 고환 크기가 현저히 작아지고 정자 수가 줄어들고,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 양도 감소한다는 실험결과를 과학학술지 ‘네이처 제네틱스’에 발표했다.

 고환은 생식세포인 정자와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을 만드는 기관이다. 

 연구팀은 수컷 쥐에게 지카바이러스를 감염시키고 2주 후에 고환이 현격하게 줄었고 내부 조직도 파괴돼 많은 세포들이 죽은 것을 발견했다. 또 3주 후에는 쥐의 고환이 정상 사이즈의 10분의 1정도로 감소했다. 지카 바이러스가 몸에서 사라진 6주 후에도 고환은 회복되지 않았다.

 다이아몬드 교수는 “그 손상이 불가항력적인지는 아직 확실치 않다. 하지만 추측컨대 내부 조직을 지지하는 세포들이 감염돼 파괴됐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카 바이러스는 ‘서톨리’ 세포를 공격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자라는 정자세포에 영양분을 제공하는 서톨리 세포는 재생산되지 않는다.

 지카에 감염된 쥐는 암컷 쥐를 수태 시킬 확률이 4배나 적었다. 그들의 정자 수도 10배 떨어졌다. 테스토스테론 수치도 매우 낮아졌다.

 논문의 공동저자인 켈리 몰리 박사는 “내가 알고 있는 한 지카는 심각한 불임증을 일으키는 유일한 바이러스”라면서 “고환을 혈류로부터 분리하는 장벽을 뛰어넘는 미생물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