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의 비선실세로 알려진 최순실씨의 변호를 맡은 이경재 변호사가 '딸 정유라는 세월의 풍파를 견딜만한 나이가 아니다'라고 말한 것에 대한 비판 여론이 거세다. 특히 이경재 변호사가 과거 정유라씨 나잇대의 대학생을 국가보안법 위반 등으로 수사하여 기소했다는 과거가 전해지면서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
이경재 변호사는 31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정유라씨에 대한 조사는 가혹한 면이 있다며 두둔하는 발언을 했다.
'어제 최순실 씨가 꼭 부탁한 게 하나 있다면서 '딸 유라는 좀 놓아달라, 보호해 달라' 이 말씀을 이경재 변호사가 하셨죠? 이거는 어떤 의미일까요?' (김현정 앵커)
'지금 그 딸이 어느 정도 세월의 풍파를 견뎌낼 만한 나이 같으면 모르겠는데 이거는 아닌 것 같습니다. 우리 사회가 이해할 만한 그런 아량이 있지 않나 이렇게 생각합니다.' (이경재 변호사)
그러나 이경재 변호사의 '풍파' 발언에 많은 청년이 발끈했다.
소셜미디어에는 '가방에 컵라면 하나 넣고 다니면서 비정규직의 설움을 견디고, 그래도 열심히 살아보고자 하는 청년이 스크린도어 사이에 끼어 비명횡사할 때, 그런 풍파에 쓰러진 그 청년을 안타깝게 여긴 적이 있냐' '풍파 일으키는 나이와 견디는 나이가 따로 있나?' '풍파는 못 견디는 나이이고 모든 비리와 특혜는 누릴 수 있는 나이란 건가?' '풍파를 일으켰으면 풍파를 견뎌야지' 등 비난 의견이 이어졌다.
'나도 세월의 풍파 견디기 싫다'는 비판도 적지 않았다.
특히 이경재 변호사가 과거 검사 시절, 자신을 포함한 대학생을 국가보안법 등으로 구속 수사해 했다는 경험담이 페북글로 알려지기도 했다. 한 네티즌이 쓴 글은 만 하루가 되기도 전에 1만1000여건 공유됐고, 캡처돼 각종 커뮤니티에 퍼지고 있다.
30일 중앙일보에 따르면 이경재 변호사는 1975년 춘천지검에서 검사 생활을 시작한 후 검찰 내에선 대검 공안3과장을 지내는 등 '공안통'의 길을 걸었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