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라 입시 부정은 없었다” 여전한 이화여대

입력 2016-10-31 16:36

교육부가 31일 착수한 특별감사에서 정유라(20)씨의 부정입학 여부를 규명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대학가 안팎에선 이화여대가 정씨에게 면접 점수를 몰아줘 당락이 뒤바뀌었다는 의혹이 제기된 상태다. 정씨가 서류 평가에선 합격권 밖이었지만 “금메달 가져온 사람 뽑아라”라는 지시에 의해 면접에서 최고점을 받아 합격했다는 것이다. 이화여대는 “입시 부정은 없었다”면서도 정씨의 입학 점수와 등수 등을 일체 공개하지 않고 있다.

이화여대 관계자는 “입시 서류는 4년간 보관하도록 돼 있어 정씨 성적 정보를 가지고 있지만 공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정씨가 면접에서 당락이 바뀌었는지 묻는 국민일보의 질문에는 긍정도 부인도 하지 않았다.

정씨는 2015학년도 이화여대 수시 체육특기자에 합격했다. 이 전형에 116명이 지원해 3.5배수인 21명이 1차 서류심사에 합격했다. 2차 면접평가를 거쳐 정씨를 포함 6명이 최종 합격했다. 19.3 대 1이란 ‘바늘구멍’을 뚫은 승마특기생은 정씨가 유일했다.

부정입학 정황은 감사를 벌이면 확인 가능하다는 게 대학 감사에 정통한 관계자의 말이다.

이화여대는 1단계에서 수상실적을 평가했다. 2단계에서는 1차 수상실적 80%와 면접 점수 20%가 반영됐다. 정씨가 1단계에서 합격권(6명) 밖이었지만 면접에서 고득점을 받아 순위가 바뀌었다는 의혹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합격자와 차점자들의 성적을 익명으로라도 공개하면 부정입학 정황이 확인된다. 응시자 전원의 최고·최저·평균 점수를 정씨 등 합격자 6명의 점수와 비교하는 것도 필수적이다. 한 대학 입학담당자는 “부정입학 의심을 벗고 싶다면 교수비상대책위원회 등을 통해 점수와 순위를 공개하면 간단한 일”이라며 “교육부 감사팀이라도 순위가 바뀐 경위를 규명해 공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씨는 면접장에서 자신의 신분을 드러냈다. 국내 여성 승마선수는 손에 꼽을 정도인데 국가대표 단복을 입고 금메달까지 지참했다. 정성평가(평가자의 주관을 점수화)에서 면접관들이 정씨 신분을 알고 있었다면 부정이 개입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입학처장이 금메달 가져온 학생을 뽑으라”는 지시가 있었다는 내부 고발도 이미 나온 상황이다.












이도경 기자 yid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