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게이트’ 파문에 대한 국회 차원의 대책을 논의하기 위해 정세균 국회의장(66)과 여야 3당 원내대표가 31일 만났지만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의 퇴장으로 제대로된 회동이 이뤄지지 못했다.
이날 오전 10시41분쯤 여야 3당 원내대표는 국회의장실에 모였다. 하지만 본격 회동이 시작되기 전 정 원내대표는 야당이 거국중립내각 제안 반대를 이유로 10분만에 자리를 떠났다.
정 원내대표는 굳은 얼굴로 회동장에 들어와 포토타임도 거부한 채 입장을 밝힌 뒤 회동장에서 나갔다. 그는 "의장님 제가 말씀 좀 드리겠습니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이어 "야당이 제안한 거국중립내각안을 대통령께 건의드렸고, 심사숙고 끝에 그래도 여야가 인정하는 중립적 인물로 내각을 맡겨서 국정을 안정시켜야 된다는 그런 충정에서 비롯된 결정이다. 그런데 그 이후 즉각 나온 '일고의 가치 없다' '꼼수다'라는 야당 반응을 보고 참으로 놀랐다"고 했다.
정 원내대표는 "거국내각 제안은 야당의 책임있는 지도자들이 한분도 예외없이 먼저 제안한 내용이다. 도대체 어떻게 하자는 거냐"고 반문한 뒤 "제가 어제 잠을 못자면서 이 자리에 나와야 하는지 정말 고민했다. 청와대와 정부와 당이 책임 있는거 알고 있다. 그러나 야당도 국가적인 위기를 수습하는데, 책임있는 자세를 보여줘야 하는 것 아니냐. 어떻게 이런 국가적 위기 볼모로해서 정치공세적인 자세로만 일관해선 되겠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목소리를 높이며 "모든 제안을 예외없이 수용했는데 그 즉시 걷어찬 이유가 뭡니까?"라고 물은 뒤 "나라를 국정을 어떻게 하자는 겁니까. 대통령 끌어내리겠다는 겁니까? 하야 정국으로, 탄핵 정국으로 만들어야 되겠다는 겁니까?"라고 지적한 뒤 자리를 떠났다.
한장희 기자 jh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