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틸리케’의 황태자 이정협(25·울산 현대)이 돌아왔다.
취임 2주년을 맞은 울리 슈틸리케 감독은 31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캐나다와의 친선경기(11월 11일 오후 8시·천안종합운동장), 우즈베키스탄과의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예선 A조 5차전(15일 오후 8시·서울월드컵경기장)을 대비한 명단을 발표했다.
가장 눈길을 끈 이름은 이정협이었다. 슈틸리케 감독은 “상대 문전 앞 25~30미터에서 빌드업해 올라가 결정적인 기회를 만드는 것이 우리의 플랜A”라며 “그런 득점 기회를 만들려고 하니 이정협이 떠올랐다. 그는 최근 울산에서 그런 움직임을 보여 줬다”고 발탁 이유를 밝혔다. 이어 “대표팀의 양쪽 풀백과 포워드가 취약하다. 풀백 3명, 포워드 3명에게 내부 경쟁을 하도록 하겠다. 캐나다전에서 수비수 박주호와 윤석영을 45분씩 출전시켜 점검하겠다. 공격수 이정협과 황희찬도 비슷한 방법으로 기량을 체크하겠다”고 덧붙였다.
슈틸리케 감독이 발굴한 공격수 이정협은 2015년 1월 열린 오만과의 2015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조별리그에서 A매치에 데뷔한 이후 좋은 활약을 펼쳐 보였다. 하지만 부상 등으로 주춤하며 지난 3월 27일 열린 태국과의 친선경기 이후 대표팀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이번에도 손흥민을 비롯해 기성용 구자철, 지동원, 이청용 등 유럽파가 총동원됐다. 또 한국영, 정우영, 장현수, 김기희 등 아시아 무대에서 뛰고 있는 해외파들도 가세했다. 국내에서는 전북 현대 선수들을 대거 호출했다. 김신욱, 이재성, 김보경, 김창수, 최철순, 권순태 등 6명이 합류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차두리를 전력분석관을 선임한 데 대해 “차두리 분석관이 선수생활을 마감했을 때 나는 그가 좋은 지도자가 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며 “그는 많은 경험이 필요하기 때문에 대표팀에 합류시켰다. 차두리 분석관은 최근 선수생활을 마감해 선수에 더 가까운 역할을 할 수 있고, 나와 선수들 사이에서 가교 역할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한국은 최종예선 A조에서 2승1무1패(승점 7)로 3위에 쳐져 있다. 이란(승점 10점)이 1위, 우즈베키스탄(승점 9점)이 2위를 달리고 있다. 조 2위까지 주어지는 월드컵 본선 직행 티켓을 따내기 위해서는 이번에 반드시 우즈베키스탄을 꺾어야 한다. 또 분위기도 반전시켜야 한다. 최종예선에 접어든 슈틸리케호는 한 번도 만족스러운 경기를 하지 못했다. 만약 한국이 우즈베키스탄전에서 패한다면 슈틸리케 감독의 자리가 위태로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슈틸리케 감독은 “우즈베키스탄전은 중요한 경기”라면서도 “결정적인 경기는 되지 않을 것이다. 아직 5경기가 남아. 홈에서 더 이상 승점을 잃는 상황을 발생해선 안 된다. 우리가 이 경기에서 이긴다면 다시 상승세를 탈 수 있을 것이다”고 각오를 다졌다.
▲11월 11일 캐나다, 15일 우즈베키스탄전 A대표팀 명단(25명)
◇골키퍼=김진현(세레소 오사카) 김승규(빗셀 고베) 권순태(전북 현대)
◇수비수=김기희(상하이 선화) 장현수(광저우 R&F) 홍정호(장쑤 쑤닝) 곽태휘(FC서울) 홍철(수원 삼성) 김창수, 최철순(이상 전북 현대) 박주호(보루시아 도르트문트) 윤석영(브뢴뷔)
◇미드필더=이재성(전북현대) 한국영(알 가라파) 기성용(스완지시티) 이청용(크리스탈 팰리스) 손흥민(토트넘) 지동원 구자철(이상 아우크스부르크) 정우영(충칭 리판) 김보경(전북 현대) 남태희(레퀴야)
◇공격수=황희찬(잘츠부르크) 김신욱(전북 현대) 이정협(울산 현대)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