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을 향한 국민의 분노가 끓어오른 지난 29일 청계광장은 깨끗했습니다. 수많은 시민들이 ‘대통령 하야’를 외치며 밤 늦게까지 집회를 이어갔지만 거리는 쓰레기를 찾아보기 어려웠습니다.
31일 온라인에서는 두 명의 여학생을 포착한 사진이 화제입니다. 1인 미디어 ‘미디어쿠마’가 30일 SNS를 통해 공개한 사진인데요. 미디어쿠마는 “늦은 저녁까지 집회가 한참 진행 중일 때 여학생 두 명이 봉투를 들고 다니며 환경미화 중”이라고 전했습니다. 이어 “이들 덕분에 청계광장이 깨끗해졌다”며 “혼자만 알고 있을 수 없어 널리 전한다”라고 밝혔습니다.
공개된 사진을 보면 설명처럼 두 명의 여학생이 쓰레기봉투를 들고 거리 이곳저곳에 떨어진 쓰레기를 주워 담고 있습니다. 광장 한켠에서는 집회가 한창입니다. 길가에 가지런히 쌓인 쓰레기봉투 더미도 포착됐습니다.
네티즌들은 “자발적으로 거리를 청소하는 여학생들이 대견하다” “이것이 성숙한 시민의 모습이다”라는 반응을 보이며 박수를 보냈습니다.
이날 집회는 경찰과 충돌없이 평온하게 마무리됐습니다. 경찰도 “이성적으로 협조해준 시민들에게 감사한다”고 밝혔습니다.
시민들의 분노는 쉽게 식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매일 저녁 광화문에서 촛불집회가 예고돼 있습니다. 다음 달 12일에는 15만명 규모의 민중총궐기대회가 열립니다. 그 때도 두 명의 여학생들처럼 성숙한 시민의식을 보여주길 기대합니다.
정지용 기자 jyje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