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대선 후보 경선 당시 박근혜 대통령의 대변인을 했던 새누리당 이혜훈 의원. 그는 2012년을 대선을 전후로 박 대통령과 멀어졌다. 이 의원은 "멀어질 당시 주변에 많은 분들이 부당한 일 시키는 대로 안 하고 바른 소리하는 사람, 저 같은 사람이죠. 아무래도 그분이 많이 불편해하지 않을까 그런 얘기들을 하시는 분들은 많았다"고 전했다.
이 의원은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 2007년 박 대통령 대변인을 맡을 당시에는 최순실씨의 존재에 대해 몰랐다고 했다. 그는 "(박 대통령이) 부모도 자식도 없는 본인에게 남은 건 애국밖에 없다. 그 말을 믿고 제 정치생명을 걸고 도왔고 그런데 시작을 해 보니까 대변인으로 지근거리에서 도와보니까 간혹 이해할 수 없는, 도저히 납득이 안 되는 일들이 생기기는 했다"고 회고했다.
이 의원은 "분명히 캠프의 공식회의에서 모두 결정됐는데 받아들이겠다고 하셨는데 갑자기 돌아가는 차 안에서 한 10분 15분 만에 다시 전화가 오셔서 뒤집는다든지 그런 일이 몇 번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면 다들 이해하기로는 '아, 누군가와 의논하는 다른 비선이 있구나' 이렇게 생각했다"고 기억했다.
다만 그는 "그런 에피소드들이 좀 있으면서 정말 비선이 있나 이런 생각을 하지만 그 비선이 누구인지는 알 수 없었다. 하지만 그때만 하더라도 캠프와 우리 박근혜 당시 후보 주변에는 당과 나라를 진심으로 걱정하고 사심없는 분들이 좀 있었기 때문에 지금 이제 드러나고 있는 이런 최순실 씨 사건, 사태라고 할 수 있는 상상을 초월하는 농단 이런 건 그때는 가능하지 않았다. 점점 시간이 지나면서 사심없던 분들이 자의든 타의든 떠나는 상황이 되면서 이상한 소문들은 더 심해졌다"고 했다. 또 "당에도 그 시점을 계기로 당에도 아예 완장찬 사람들로 채워지지 않았냐"고 반문한 뒤 "대부분 소위 말하는 비선에 대해서 점점 더 사람들이 확신을 갖게 됐다"고 덧붙였다.
이 의원은 '왜 말리지 않았냐'는 질문에 "말리다가 저처럼 이렇게 공천도 못 받고 당에서 쫓겨나고 그런 거 아닙니까. 유승민 의원이 온국민이 보시는 앞에서 몇 년에 걸쳐서 소위 쫓겨남을 당했습니까"라고 반문했다.
그는 "당이 완전히 재창당 수준의 혁신이 없이는 지금 이 나라가 제대로 갈 수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지금 당의 혁신의 제1조건은 일신의 영달을 위해서 불의를 주도하고 또 불의에 가담하고 불의를 묵인했던 모든 사람들이 완전히 물러나야만 당이 새로워졌다. 이걸 국민이 인정하지 않겠냐"며 사실상 지도부 일괄 퇴진을 요구했다.
한장희 기자 jh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