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오전 극비리에 귀국을 한 최순실씨. 검찰이 최씨를 바로 체포하지 않은 것에 대해 증거인멸하고 말 맞출 시간을 주는 거 아니냐는 국민적 비판이 일고 있다. 최씨의 법률대리인인 이경재 변호사는 31일 이와 관련, "긴급체포할 특별한 요건이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최원장(최순실씨)이 자진해서 입국을 했고 현재 언제든지 소환을 하면 출석에 응하겠다고 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이 변호사는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최씨 거취에 대해 "서울에 있다. 몸이 워낙 피곤하고 신장도 좀 안 좋다고 그러고 그래서 조사를 준비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제가 그 장소를 얘기하지 어려울 것 같다"고 전했다.
그는 최씨 관련 인사들의 말 맞추기 의혹이 제기되는 것과 관련해 "가능성이야 다 있겠지만 그러나 이 사건을 둘러싸고 현재 검찰에서 조사받은 사람들이 내용이 전부 다 밝혀지고 있는 그런 상황"이라며 "그런데 여기에 관련된 사람끼리 연락해서 통화하고 말을 맞출 그럴 여지가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또 "검찰이 대대적으로 압수수색을 다하고 특히 자금 흐름에 관해서는 계좌 추적을 통해서 다 할 수 있는 일이고 하기 때문에 말을 맞춘다는 건 이 상황에서는 저도 뭐 검사 생활을 오래했는데 불가능하다"고 확언했다.
이 변호사는 극비리에 입국을 할 때 공항에 검찰 수사관들이 여럿 나와서 입국장을 빠져나갈 때까지 동행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공분의 대상이 돼 있기 때문에 예기치 못한 불상사가 일어날 수 있다. 그래서 그걸 걱정해서 당신 신변은 당신이 보호해야 한다. 그러니까 그런 것에 대해서는 보호할 수 있도록 준비를 다해라. 이렇게 저희가 강력하게 얘기해줬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알고 있는 사람들과 연락해서 그 사람이 나온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동행한 사람들이 검찰 수사관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는 최씨가 인터뷰에서 "태블릿PC가 내 것이 아니고 태블릿PC사용법도 모른다"고 밝힌 부분에 대해 "셀카 사진도 올라오고 그러는데. 어떻게 갔는지 모르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직접 찍은 셀카만 저장되는 폴더, 그러니까 자동으로 저장되는 폴더 안에 들어 있던 셀카라는 사회자의 지적에 대해서는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못했다. 다만 그는 "그렇게 검찰에서 구체적으로 증거를 제시하면서 아니라고 할 수 있느냐라고 하면 그에 대한 답을 할 것"이라고 즉답을 회피했다. 또 "본인 얘기는 자기는 태블릿PC는 안 쓴다는 이런 취지"라고 부연했다.
이 변호사는 미르재단, K스포츠재단의 전직 관계자들이 최씨의 비밀 회사로 (자금이) 흘러간 정황들 이런 것들에 대해 증언하는 것에 대해 "사건 수임을 하기 전에 최 원장으로부터 몇 가지 다짐을 받고 수임을 하게 됐다"며 "변호인으로서 제가 최 원장을 도울 수 있는 여지가 있는 게 아닌가 이렇게 보고 있다"고 했다. 적어도 미르재단, K재단에 대해서는 그 돈 흐름에 관해서는 법적으로 변호가 가능하다고 판단해 수임했다는 얘기다.
이 변호사는 최씨 심경에 관해 "본인이 국민적인 어떤 공분을 사고 그런 것에 대해서 본인이 자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몸이 지쳐 있다. 최 원장이 60세 여성이다. 그리고 현재 몸과 마음이 피폐해 있는 상태다. 변호사로서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최씨 출두에 대해 "시간은 지키려고 한다. 지금 비밀리에 할 일은 없는 것 같다"고 인터뷰를 마쳤다.
한장희 기자 jh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