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켈 “건강한 민주주의는 반대 의견을 얼마나 접하느냐에 달렸다”

입력 2016-10-30 18:14 수정 2016-10-31 20:30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AP뉴시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인터넷 검색엔진이 인식을 왜곡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28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더선에 따르면 메르켈은 주요 검색엔진이 검색 알고리즘을 공개하지 않는다는 점을 지적했다. 고른 정보를 받을 수 있어야 한다며 알고리즘을 투명하게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메르켈은 전날 독일 뮌헨의 미디어컨퍼런스에서 “사용자는 검색엔진이 어떤 근거로 정보를 찾아주는지 알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알고리즘이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으면 사용자가 왜곡된 정보를 받고 인식의 영역이 줄어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일부 검색엔진이 사용자와 비슷한 의견만 선별해 정보를 제공하는 점을 염두에 둔 지적이다.

메르켈은 “건강한 민주주의는 반대 의견을 얼마나 접하는가에 달렸다”고 강조하며 ‘필터버블’ 현상을 우려했다. 필터버블은 구글, 페이스북 같은 인터넷 정보제공자가 개인 취향에 따라 선별된 정보를 제공해 결국 사용자가 편향된 정보를 받게 되는 현상을 말한다.

자신과 비슷한 의견만 접하면 ‘의견의 극단화’가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소셜네트워크 고문이던 케일럽 가드너도 최근 필터버블을 경고했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후보 지지자들은 트럼프에 편향된 정보를 받는다”며 “밀레니얼 세대(1980∼2000년생) 61%는 뉴스를 인터넷에서 접해 특히 경계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권준협 기자 ga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