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레넌이 엘리자베스 2세 여왕에게… “베트남전쟁 지원 항의, 훈장 반납합니다”

입력 2016-10-30 14:56
밴드 비틀스의 멤버 존 레넌(1940~1980)이 대영제국훈장(Member of the British Empire·MBE)을 반납하기 위해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에게 보내려 했던 편지 초안이 발견됐다고 미국 타임이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한 남성이 20년 전 중고 매장에서 산 10파운드(약 1만3900원)짜리 음반에서 이 편지를 발견했고 지난 26일 영국 리버풀 비틀스박물관에서 열린 ‘특별 수집품의 날’ 행사에서 공개했다.

사진=CNN방송 홈페이지

 편지에는 “존경하는 여왕님, 저는 나이지리아-비아프라 내전에 영국이 개입한 것과 베트남전에서 영국이 미국을 지원한 것에 항의하는 차원에서 훈장을 반납합니다”라고 적혀있다. 이어 “1969년 발표한 곡 ‘콜드 터키’가 순위에서 추락하는 것에도 항의한다”며 “사랑을 담아, 존 레넌의 자루(John Lennon of Bag)”라 쓰고 서명했다.

 레넌은 당시 고정관념과 편견을 없애자는 취지의 자루를 이용한 행위예술 ‘배기즘(Bagism)’ 운동을 펼쳤다.


 비틀스 멤버는 1965년 10월 대영제국훈장을 받았고 4년 후 반납했다. 발견된 편지 속 글씨가 일부 번진 것으로 보아 레넌은 이 편지를 토대로 깨끗하게 적은 정식 편지를 여왕에게 보낸 것으로 보인다. 감정가는 6만 파운드(약 8358만9600원)라고 타임은 덧붙였다.

김미나 기자 min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