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여옥 전 한나라당 의원이 "박근혜 대통령의 당대표 시절 연설문 원고가 모처만 거치면 걸레가 돼 돌아왔다"고 밝혔다.
전 전 의원은 지난 29일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고영태가 회장(최순실) 취미는 대통령 연설문 고치는 거라 말했을 때 모두 웃었지 않나? 하지만 나는 웃지 않았다. 당시에도 그랬으니까. 원고가 '걸레'가 되어 돌아왔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박 대표 시절 비서실장은 유승민 의원이었다. 유 의원이 글을 잘 쓴다. 그런데 유 의원이 쓴 대표 연설문이 모처에 다녀오고 나면 걸레, 아니 개악이 되어 돌아왔다는 뜻이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전 의원은 "당시는 정호성 비서관이 고치는 줄 알았다. 더 이상한 것은 우리가 만든 대표의 '메시지'말고 다른 곳에서 온 메시지를 자꾸 발표했다. 이번에 보니 그게 다 최순실 작품"이라며 "우리가 3~5개 정도의 연설문 후보를 내면 박 대표는 늘 A급이 아닌 C급을 골랐다"고 평가했다.
또한 박 대통령과 최 씨와의 관계는 "공포영화의 한 장면"처럼 음산했다고 말했다. 전 전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이 늘 어딘가에 전화를 건 뒤 정치적 결정을 했다"며 수도 이전 문제를 두고 "결정을 못하던 박 대통령이 조용히 전화를 하러 다녀왔다"고 전했다.
'박근혜의 입'으로 불렸던 전 전 의원은 박 대통령의 한나라당 대표 시절 대변인을 지낸 최측근 인사였다. 하지만 2007년 이명박 캠프로 옮기며 '배신의 아이콘'으로 비난받았다.
당시 전 의원은 "박 대표 주변 사람들은 무슨 종교 집단 같다"면서 "대통령이 될 수도 없고, 되어서도 안 되는 후보라고 생각 한다"며 박 캠프에서 물러났다.
박효진 기자 imher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