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만에 방송 나들이를 한 가수 박효신(35)이 황홀한 시간을 선사했다. 1시간30분 동안 그는 온 마음을 담아 노래했다. 그 진심은 현장 관객과 시청자들 모두에게 고스란히 전해졌다.
30일 방송된 KBS ‘유희열의 스케치북’는 ‘월간 유스케’ 창간호라는 타이틀을 달고 ‘꿈’이라는 주제 아래 진행됐다. 게스트는 박효신이었다. 7년 동안 방송 활동이 전무했던 그이기에 어느 때보다 뜨거운 관심이 쏠렸다.
새 앨범 타이틀곡 ‘홈(Home)’으로 포문을 연 박효신은 신곡과 히트곡들을 적절히 섞어 단독 콘서트를 방불케 하는 셋 리스트를 구성했다. ‘잇츠 고나 비 롤링(It’s Gonna Be Rolling)’ ‘숨’ ‘기프트(Gift)’ ‘해피투게더(Happy Together)’ 등 명곡들로 무대를 가득 채웠다.
“어제 잠을 못 잤다. 오랜만이라 더 긴장이 되더라”는 박효신은 유희열의 편안한 진행에 힘입어 점점 긴장을 풀었다. 유희열과 대화 도중 선보인 토이의 ‘내가 너의 곁에 잠시 살았다는 걸’은 깜짝 감동을 선사했다.
특히 부를 때마다 감정이 확 올라와 힘들다는 ‘야생화’ 무대에서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후반부로 접어들었을 무렵 그의 얼굴은 눈물범벅이 된 상태였다. 감정을 추스르고 ‘눈의 꽃’을 불렀다. 박효신의 음색과 관객들의 ‘떼창’이 어우러져 장관이 연출됐다.
특별 출연한 정재일은 “예전에 ‘와일드 플라워’라는 곡이 있었는데 그 노래를 듣고 박효신 형을 떠올렸다”며 “그때 형이 엄청 힘들었을 때라 그 노래를 불러주고 싶었다”고 얘기했다.
이날 무대를 위해 박효신은 철저한 리허설을 진행했다. 결국 병원에 실려 간 스태프도 있다는 게 유희열의 말이다. 그의 ‘완벽주의’ 덕에 역대급 무대가 완성됐다. 이 멋진 공연을 안방에서 지켜볼 수 있었다는 건 결코 흔치 않은 행운이다.
3시간 동안 진행된 녹화에는 1600여명의 방청객이 함께했다. 방청 신청만 5만 건 이상 쏟아졌다고 한다. 이는 스케치북 역사상 최고 기록이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